신천지 잘못으로 인한 피해범위 확정·고의입증 쉽지 않아
법적 분쟁 과정에서 패소시 부담해야 할 비용 문제도 고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법무부가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의 발단이 됐던 신천지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를 검토했지만,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내부적으로 신천지 교회에 코로나 19사태에 따른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신천지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피해 범위를 규정하기 어려운 데다, 확산 가능성을 알고도 교인 명부를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지 않아 다른 일반 교회도 예배를 하고 있어 과실이 인정되거나 교인 관리의무를 소홀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전수조사했던 신천지 교인 중 연락이 닿지 않은 교인들에 신천지가 연락을 피하고 잠적하라고 조직적으로 지시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구상금 청구 과정에서 부담하게 되는 비용 문제도 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구상권을 행사하게 되면 법정에서 인과관계를 다투게 되는데, 패소할 경우 그 비용을 정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며 “피해의 존재 여부와 범위, 고의성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신 격리조치를 위반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 구상권 청구소송보다 적극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7일 관련 매뉴얼을 지자체와 유관부처에 배포했다. 매뉴얼에는 고의·과실 및 위법성의 판단 기준, 국가나 지자체가 손해 산정 기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국가와 지자체간 통일한 대응으로 소송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청구 등 엄정 조치를 예정한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천지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는 지방자치 단체로는 서울시와 대구시가 있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감염병 발생 시 일정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개인 혹은 단체의 고의적인 법률 위반, 과실로 피해가 막심해질 경우 이에 대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대구시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신천지의 위법사항을 파악해 구상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지난달 ‘명백한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신천지 측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연히 정부로서 구상권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1번째 확진자 A(61)씨로 인해 급증했다. 입원 67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아 국내 최장기 입원치료 사례이자 대구 첫 확진 사례였던 환자는 한때 ‘슈퍼 전파자’로 지목돼 비난을 받았다. 대구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월 7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병원에 입원한 이후 2월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이후 확진자 수가 빠르게 확산했고, 확진자와 접촉한 신천지 교인 추적과정에서 명부 누락논란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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