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취임 3년을 맞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00년 효성’을 위한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해 대규모 탄소섬유 투자를 단행한 효성그룹이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한 복판에서 단행된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신사업 투자 결정이다. 경제성과 안전성을 갖춘 초대형 액화수소 공장 건설은 문재인 정부의 기치인 수소경제를 앞당길 획기적 전기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효성은 산업용 가스 전문 세계적 화학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오는 2022년까지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조 회장과 성백석 린데코리아 회장은 지난 28일 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장은 효성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울산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약 1만여평)에 지어진다. 연산 1만3000톤 규모로 단일설비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는 승용차 10만대가 연간 사용 가능한 규모다. 양사는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분기에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한다. 효성은 전국 주요 거점지역에 120여개의 수소충전소도 건설한다.
효성의 이번 투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수소경제의 활성화에 획기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그 동안 기체 상태의 수소만 사용했기 때문에 저장 및 운송에 비용이 많이 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 회장은 액화수소가 수소 충전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액화 수소는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를 800분의1로 줄일 수 있어 저장 및 운송이 용이하다. 기체 수소는 탱크로리 1개에 250kg을 운송하는데 반해 액화수소는 14배인 3500kg까지 운송이 가능하다. 또한 고압의 기체 수소에 비해 액화수소는 저압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하다. 충전 속도도 승용차 1대(5kg 기준) 충전시 현재 12분 걸리던 것을 3분으로 4배 가량 줄일 수 있다.
액화수소가 결국 수소경제의 미래가 될 것이라 확신한 조 회장은 탄소섬유와 함께 액화수소 사업을 ‘100년 기업 효성’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탄소섬유와 액화수소 충전은 상호 시너지 효과 또한 기대된다.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꿈의 첨단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는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 이용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소재로 꼽힌다. 효성은 2011년 국내 기업 최초로 자체 기술로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수소 연료탱크용 탄소섬유 개발 및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탄소섬유 투자 계획을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은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효성이 추진하는 액화수소 사업의 핵심은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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