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사건’ 계기 허위사실 유포 처벌 규정 사라져
검찰은 업무방해 적용…국가기관 대상 범죄 포함 어려워
가짜뉴스 기준 모호해 형사처벌 대신 민사책임 강화 주장도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망설 논란을 거치면서 이른바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이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은 데다, 학계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견해가 많아 실제 처벌 규정 입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된 사건은 총 76건이다. 그 중 30건을 기소했다. 적용한 혐의는 형법상 업무방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특정 병원에 확진자가 입원했다는 허위사실을 인터넷 유포했던 사례를 참조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병원 운영업무를 방해했다는 점을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형법학계에서는 국가기관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행위는 업무방해죄로 처벌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형법은 공무집행방해죄를 따로 두고 있기 때문에 업무방해죄는 개인의 활동, 특히 경제활동을 방해한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특정 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사례는 처벌이 가능하지만, 공공 방역을 어렵게 만든 경우는 처벌이 어렵다.
별도의 공무집행방해죄 적용도 쉽지 않다. 형법은 ‘위계(속임수)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따로 두고 있지만, 이 혐의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허위사실이 유포됐다는 수준을 넘어 국가기관이 실제 가짜뉴스에 속아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경우라야 한다.
이러한 입법 공백이 생긴 원인은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을 계기로 허위사실 유포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전기통신기본법은 원래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인터넷 등에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징역 5년 이하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뒀다. 이명박 정부에서 ‘미네르바’라는 인터넷 필명으로 활동하며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반복적으로 올렸던 박대성 씨가 이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헌법재판소는 2010년 이 조항에 위헌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말하는 ‘공익’ 이나 ‘허위의 통신’의 개념이 불명확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헌재는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해 국가가 일률적으로 개입해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은 기본권 주체로 하여금 제재에 대한 두려움으로 스스로 표현을 억제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조항은 위헌 결정 이후 삭제된 이후 따로 보완입법이 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박상기 장관 시절인 2018년 10월에도 가짜뉴스 등 허위사실 유포를 ‘알 권리 교란행위’로 규정하고 엄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것은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근거있는 의혹제기와는 구별된다는 논리도 내세웠다. 실수에 의한 오보 역시 가짜뉴스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사례에서 ‘의도’를 기준으로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것은 여전히 자의적인 기준이 적용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법무부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 과정에서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실질적으로 사모펀드를 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못박았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의혹이 사실이고 후보자 측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나는 일도 있었다.
헌재에서 지적한 것처럼, 무엇이 가짜뉴스인지 기준을 정하기가 어려운 데다 언론의 자유가 침해될 소지가 크기 때문에 형사처벌이 아닌 손해배상 등 민사조치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짜뉴스 규제 법안에 대한 입법평론’이라는 논문을 통해 ‘권력을 가진 자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가짜뉴스를 단속하고 처벌하려는 유혹은 어느 시대 어느 정권에서도 도모하고 싶어 하는 일’이라며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해도 국가에 의한 처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가짜 뉴스에 대한 규범적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가짜뉴스는 정치적 의사결정을 왜곡해 민주사회의 근본 가치를 저해할 수 있다’며 ‘위헌결정으로 처벌에는 한계가 있지만, 가짜 뉴스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못 믿을 AI기업…검증하고 평가받게 하라[머브 히콕]](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3.2391f1fe070840f39f8da5e471902ef7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