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실장·인권국장 등 잇단 공백

개방형 직군…전문직 유인책 부족

법무부 법무실장, 인권국장 등 주요 보직 공백으로 인해 길어지면서 ‘탈(脫)검찰화’ 이후 법무부 구인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법무부 개방직군의 업무공백을 막고, 보다 다양한 전문직 자원이 지원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인권국장과 감찰관은 각각 넉 달과 한 달가량 공백인 상태다.

법무부는 지난 1월 31일 인권국장 채용공고를 냈지만, 아직 인권국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감찰관 공고는 지난 4월 3일 나 현재 인사가 진행 중이다. 감찰관 자리는 이날 후보가 2~3명으로 압축돼 법무장관의 최종 발탁을 남겨두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명단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감사원 출신인 마광열 전 감찰관은 지난해 4월 임용됐으나 2년 임기 중 1년을 남기고 사직했다. 황희석(50·사법연수원 31기) 전 인권국장은 지난 2017년 9월 발탁됐다가 지난 1월 사직하고 4월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다.

법무부 인권국은 국가인권정책을 수립하고 총괄하는 부서다. 범죄 피해자의 보호와 지원, 법무행정분야에서의 인권침해 등 각종 인권정책을 도맡고 있다.

하지만 인권국장 자리에 공석이 생기면서 최근 불거진 ‘n번방 사건’ 등에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권국 업무 경험이 있는 한 검사는 “인권국장이 공석일 경우, 과장이 대행을 맡지만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더라도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감찰관 자리도 마찬가지다. 법무부는 지난 10월 감찰규정 개정을 통해 감찰관의 검찰에 대한 직접 감찰권을 확대했다. 최근 ‘채널A 기자·검사장 유착의혹’이 불거지면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감찰관이 공석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이용구 법무실장의 사의표명으로 인한 업무공백 우려는 더 심해지고 있다. 법무실장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 대응업무를 총괄하고, 법조인력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빈자리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법무부 내 개방형 직군의 돌연 사임이나 교체가 잦은 이유로는 탈검찰화가 추진되면서 전문직 유인을 위한 견인책이 많지 않다는 데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법무부의 탈검찰화는 검찰과 법무부 인력간의 유착관계 및 ‘내 식구 감싸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외부인재를 영입해 법무부 역량을 강화한다는 취지도 있었다. 하지만 법무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재경지검의 검사는 “인권국장이나 법무실장급이면 법조계에서 정평한 인물을 찾게 된다”며 “공직 특성상 격무에 시달리면서 연봉은 파트너급 변호사나 다른 전문직 수준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임기 중간에 그만두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 국장이나 실장직보다 파트너 변호사나 다른 법조업무에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라며 “검사의 경우 로테이션으로 법무부 파견을 가거나 승진이라는 유인책이 있지만, 외부인력의 경우 직무를 계속해나갈 유인책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인권국장은 홍관표(47·30기)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염형국(46·33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등 2명을 면접합격자로 발표한 뒤 한 달째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유력 후보였던 홍 교수를 시민단체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채용절차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