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월 신규증가액 16조원

은행권이 코로나19 국면을 통과하면서 ‘기술금융’ 실적도 부쩍 늘렸다. 중소·벤처 가운데 기술력을 앞세운 곳에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하면서다.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서를 받는 대출보다 소유시간도 훨씬 짧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의 가치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겨, 이를 바탕으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상품이다.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과 함께 ‘기술금융’에 포함된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국내 은행들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29조281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7조4000여억원(3.3%) 증가했다.

큰 폭의 증가세는 올 2월부터 두드러진다. 2~3월 사이에는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8조5918억원 늘었다. 지난해 월별 평균 증가폭(3조4700여억원)을 웃돈다. 잔액에서 대환, 기간연장분을 제외한 ‘평가액’도 2~4월 매달 5조7000여억원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증가폭(2조7000여억원)보다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대기업 중소기업 막론하고 대출수요가 늘었고 은행 영업점에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고객들은 기술금융 쪽으로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4월 말 기준 은행별 실적을 보면 IBK기업은행의 잔액(69조4000억원)이 독보적이다. KB국민(34조7743억원), 우리(30조6526억원), 신한은행(29조9068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기술신용대출 평가의 핵심은 기업의 ‘기술력’ 평가다.

통상 은행들은 기술금융 대출신청을 받으면 외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해당 기업의 기술평가를 의뢰한다. TCB는 현장조사 등을 벌여 기술신용등급을 매기고 은행에 통보한다. 은행들은 여기에 자체 신용평가 결과를 덧붙여 대출한도, 금리를 산정한다. 통상 이 과정은 빠르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린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기술금융 가운데 20~40%는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이 발급한 보증서를 담보로 잡는다. 나머지는 기업의 순수 신용대출이거나, 일부는 기술평가와 더불어 기업 소유의 부동산을 담보로 설정하고 대출을 내주기도 한다.

기업들의 대출수요가 폭증한 지난 3~4월, 기술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대출을 받았다. 일반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정책대출을 3~4주를 기다려 겨우 받던 시점이었다. 은행들은 기술금융은 현장조사 등 절차를 생략하거나 줄여서 1~2주만에 대출을 받는 기술기업들이 있었다.

최근 은행들은 전문인력을 보강하면서자체 기술평가 역량을 키우고 있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