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계좌 1개로 제한

본인인증 절차도 강화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 인터넷이나 휴대폰 등 비대면으로 쉽게 신청이 가능한 보험계약(약관)대출이 범죄에 노출되는 사건이 일어나자 보험사들이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갔다. 대출 신청 절차가 기존보다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약관대출은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해약할 경우 돌려받을 수 있는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다. 떼일 위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휴대폰인증, 공인인증, 신용카드 인증 등 간단한 본인 확인만 거치면 된다.

그런데 최근 한 위조범이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불법 취득한 뒤 사진을 바꿔 넣는 방식으로 위조해 휴대폰과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한화생명에서 7500만원의 약관대출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한화생명은 신규 등록 계좌로 송금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보험료 납입 계좌 한 곳으로만 대출금 지급이 가능하게 조치했다. 또 비대면 금융 거래에 대한 시스템과 업무 처리 규정에 범죄에 악용될 만한 구멍이 있는지 검검에 들어갔다.

다른 보험사들도 비대면 업무와 시스템 재점검에 착수했다. 온라인 전업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험료 납입계좌로 보험계약대출을 한정하는 한편, 입출금 이력이 없는 계좌로 송금을 요청할 경우 고객센터에서 추가로 본인확인절차(녹취)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송금 계좌 한정과 함께 대포폰 차단을 위해 전화번호 변경 시 새번호와 기존번호 둘 다 알림 메세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보험사들도 고객이 직접 내방해서 등록한 송금계좌와 기존 보험료 또는 약관대출 이자 납입계좌, 비대면 실명 인증을 한 계좌로만 대출금 송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명의를 도용해 대출까지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고 쉽게 모방하기도 힘든 일” 이라며 “비대면을 없애지는 않을 것이지만 혹시 놓치고 있는게 없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