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국내 기술 ‘한국형 이지스함’…현대중공업·대우조선 2파전 예고

조선업계 “최초 ‘한국형 이지스함’인만큼 상징성과 수익성 모두 크다”

한국 최초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현대중공업 제공]
한국 최초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현대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 염유섭] 독자적 국내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2파전에 돌입했다. 10월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할 조선사가 결정된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사업을 주관한 방위사업청은 지난 5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KDDX 기본설계 입찰 희망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실시했다. 방사청은 설명회를 통해 구체적 입찰방식과 사업계획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모두 설명회에 참석했다.

KDDX는 선체부터 전투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만 제작되는 최초의 전투함으로, ‘한국형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방사청은 6척의 KDDX를 구축할 계획이다. 총 사업비만 7조원으로 알려졌고, 선체 제작 금액은 1척당 약 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군은 7월 말까지 기업으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은 뒤 10월쯤 210억원 규모의 KDDX 기본설계 사업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2023년 하반기까지 기본설계를 끝내고, 2024년엔 상세설계와 건조에 착수하는 일정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10월에 기본설계 사업을 맡을 조선사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기본설계란 KDDX 몸체 등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실제 건조와는 다른 개념이지만 통상 설계를 맡은 조선사가 선체 제작까지 담당한다.

KDDX 기본설계·건조를 두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현대중공업은 함정에 필요한 레이더·센서 등 전자장비가 들어가는 통합 마스트(돛대)를 국내기술로 새로 개발해 탑재하고 무인화·자동화 기술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종대왕함을 비롯해 80여척의 국내 최다 함정 건조 경험도 내세우고 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전통적인 선형에서 벗어나 미국 줌왈트급 최첨단 선형과 다기능 통합마스터를 채택하고,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한 디자인과 스마트 기술을 대거 탑재해 초연결 네트워크전으로 대변되는 스마트 함정을 제안했다. 또 해군이 주도한 이지스구축함 프로젝트인 KDX-Ⅰ, KDX-Ⅱ, KDX-Ⅲ의 수주를 모두 따냈다는 점도 내세운다.

두 조선사가 KDDX 입찰 결과를 중시하는 이유는 상징성과 수익성 때문이다. 전투함은 조선사의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다.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전투함 등 방산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KDDX 설계·건조를 맡을 경우, 향후 동남아 등에 전투함 등을 수출할 때 유리할 것”이라며 “최초의 ‘한국형 이지스함’을 제작한다는 상징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