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가동률 11년 만에 최저…자동차 생산 2015년 60%

동행지수 21년 만에 최저치…경기 '최장 수축기' 확실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급감한 수출이 주력 산업인 제조업에 직격탄을 날렸다. 제조업 재고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고, 놀고 있는 공장 규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전월 대비 무려 8.6%포인트 증가한 128.6%를 기록했다. 1998년 8월 133.2%를 기록한 후 2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생산된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인 영향이다. 제조업 재고지수(2015년=100 기준)는 전월 대비 보합에 그쳤지만 출하지수가 6.6% 감소해 2010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하의 경우 내수와 수출 모두 크게 감소했다.

물건이 팔리지 않자 놀고 있는 공장이 급증했다.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을 의미하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3.6%로 전월에 비해 4.6%포인트 감소했다. 2009년 1월 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동률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업종은 자동차다. 자동차 가동률지수는 전월 대비 21.8%, 전년 동월 대비 34.3%나 감소했다. 4월 이후 해외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탓이다. 자동차 생산지수의 경우 불과 지난 3월 93.6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63.4까지 추락했다. 2009년 5월 60.8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생산 규모였다. 다시 말해 지난달 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 5월의 6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제조업은 해외 수출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서비스업보다는 뒤늦은 4월부터 크게 감소하는 모습"이라며 "다만 제조업 하락을 서비스업이 일부 상쇄해 전산업 생산은 전월비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실물 경제의 위축이 심화되면서 경기 순환상 최장 기간 수축기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월 기준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96.5를 기록했다. 넉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1999년 1월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2013년 3월 저점을 시작으로 '제11순환기'의 상승기에 있다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은 뒤 32개월째 수축 국면에 머물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6년 3월~1998년 8월 29개월의 긴 수축기를 겪은 바 있다. 향후 수축국면이 끝났다고 판단되면 정부는 국가통계위원회 경제분과위원회를 열어 경기 기준순환일에 대해 논의한다.

안 심의관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IMF 외환위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은 경기 흐름이 장기 추세에서 당시만큼 많이 벗어나 있다는 의미"라며 "경기 낙폭 자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과 비슷할 정도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