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인지 이후 운용방식 변경 판매 지속
허위·부실 기재 투자제안서 투자자 제공
분조위 조정안, 20일 내 수락땐 조정 성립
판매사 과거 키코 배상 권고안 대부분 거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무역금융펀드 4건에 대해 모두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내린 건 착오에 따른 계약이라고 판단한 게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1일 금감원 등에 따르면, 민법 제 109조 ‘의사표시는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가 가능(다만, 표의자의 착오가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 불가)’에 근거를 두고 있다.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주요 투자자산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부실(40%)이 총수익스왑(TRS)레버리지(40%×146%(레버리지비율)=58%)와 결합돼 투자원금의 상당부분(76%~98%)이 부실화된 상황이었다. 분조위는 운용사가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하고(5~8개), 판매사는 이를 그대로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설명,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착오가 없었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만큼 중요한 정도)에서 착오를 유발한 것으로 인정했다.
판매자의 허위 투자정보 설명, 투자자성향 임의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등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 기회가 박탈된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판매계약의 상대방인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토록 결정했다.
앞서 라임이 운용하는 4개 모펀드 및 173개 자펀드(1조6700억원)의 환매연기로 개인 4035명, 법인 581개사 등 다수 투자피해자가 발생하자 금감원은 지난 6월 26일까지 은행 366건, 증권사 306건 등 총 672건의 분쟁조정 신청을 접수했다.
모펀드별로 투자대상, 부실의 발생시점, 원인 및 정도 등이 달라 개별 사안으로 구분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역금융펀드(2018년 11월 이후 판매)는 다수의 중대한 불법행위가 상당부분 확인돼 계약취소까지 고려해 분쟁조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합동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4월 사실조사를 실시했고, 2차례에 걸쳐 법률자문 등을 거쳐 번 분조위를 개최했다.
금감원 사실조사 결과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부실을 인지한 이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 판매를 지속해 왔다.
신한금투는 IIG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인지하고, 2018년 12월까지 매월 약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라임은 투자제안서에 총 11개 중요내용을 허위·부실 기재했으며, 판매사는 면밀한 검토 없이 그대로 투자자에게 제공하거나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자금 돌려막기를 위해 모자형 구조로 변경했음에도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것으로 수익구조 도식화했고, TRS레버리지를 이용해 투자원금의 100%까지 대출을 받는 것으로 기재했으나, 실제로는 146%까지 대출을 확대했다.
운송사고, 어음부도 등 각종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에 가입된 무역금융에만 투자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보험가입 비율은 50%에 불과했다. 한편, 이번 조정안을 분쟁신청인과 금융회사가 접수한 후 20일 이내에 수락하게 되면 조정이 성립되며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한다.
금감원은 2018년 11월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에 가입한 나머지 투자자에 대해서는 분조위 결정내용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무역금융펀드 이외의 나머지 펀드는 환매연기에 따른 손해 미확정으로 분쟁조정을 진행하지 못했으나, 은행·증권사 등 일부 판매사가 투자자 자금지원 등을 위해 자체 보상기준을 마련해 투자자와 합의에 나섰다. 이 보상기준은 분조위 결정 내용 등에 따른 추가배상이 가능하도록 보완장치를 두고 있다.
금감원은 현장조사 결과 확인된 투자자성향 임의기재, 손실보전각서 작성, 실명확인절차 위반, 계약서류 대필, 고령투자자보호절차 위반 등에 대해서는 해당 검사국에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판매사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앞서 분조위는 은행들에게 키코(KIKO) 피해 기업에 대해 최대 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으나 대부분 거부했다. 이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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