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미10라이트 5G…2주만에 떨이 신세
화웨이 2년째 신제품 감감무소식
이통사 오프라인 진출 실패…“중국폰 낮은 신뢰도가 문제”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중국폰은 뭘 해도 한국에선 안돼!”
올 2분기 중국 화웨이가 전 세계 휴대폰 시장 1위에 올라섰다. ‘반짝 1위’라는 분석도 있지만,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폰은 이젠 삼성전자에도 큰 위협이다.
중국의 대표 스마트폰업체 화웨이와 샤오미의 점유율만 합쳐도 전 세계 30%대에 달한다. 거대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산폰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만큼은 한없이 작아진다. 올 2분기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화웨이도, 삼성·애플에 이어 글로벌 4위 입지를 굳힌 샤오미도 한국에서는 존재감이 없다. 왜 이렇게 한국에서는 유독 약할까.
‘재고 떨이’ 샤오미, ‘백기 투항’ 화웨이
지난달 17일 샤오미가 출시한 5세대(G) 스마트폰 ‘샤오미 미10 라이트’는 출시 불과 2주 만에 ‘재고 떨이’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일 ‘미10 라이트’의 공시지원금을 모든 요금제에서 30만~37만원으로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직접 유통하지 않아 지원금이 없고, KT는 출시 초기 지원금을 유지 중이지만 향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45만1000원의 저렴한 출고가와 25만~30만원의 기존 공시지원금으로 실구매가가 15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샤오미는 올해 한국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목표 판매량은 20만대가량. 상반기 ‘홍미노트9S’와 ‘미10 라이트’ 등 ‘가성비’ 스마트폰으로 마중물을 붓고, 점차 판매 대수와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시장 공략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수차례 한국 시장을 두드렸던 화웨이는 감감무소식이다. 2018년 출시한 20만원대 초저가 롱텀에볼루션(LTE)폰 ‘노바 라이트2’, ‘비와이3(Be Y3)’가 마지막이다. 특히 비와이3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화웨이 로고를 빼고 국내 연예인 이름을 모델명으로 정했음에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2016년 국내 시장에 내놓았던 프리미엄폰 P9·P9 플러스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당분간 화웨이 5G 스마트폰을 국내에서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굳건한 이통사의 벽…중저가 틈새시장도 ‘턱’!
샤오미와 화웨이의 고전은 중국산에 대한 한국 고객들의 낮은 인지도와 이동통신사 오프라인 유통망 확보 실패가 주요인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한국 시장은 이통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채널 진입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며 사활을 걸었지만, 올해 출시된 ‘홍미노트 9S’와 ‘미10 라이트’ 모두 이통사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데 그쳤다.
국내는 해외와 달리 스마트폰 판매의 대부분이 이동통신사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진다. 온라인 판매비중이 10%수준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국산 폰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낮은 인지도가 문제다. 이통사는 중저가 5G폰 라인업 확대를 위해 ‘미10 라이트’ 오프라인 출시를 고민했지만, 결국 고민에 그쳤다. 국내 제조사의 견제를 감수할 만큼 국내 수요가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폰 라인업을 강화하며 가성비폰의 ‘틈새시장’ 공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과 LG는 초저가 20만~30만원대 LTE폰, 50만원대 5G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산폰의 가격이 이보다 더 낮지만, 애프터서비스(AS)와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감안하면 가격 메리트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68%)과 LG(15%)는 8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애플(16%)을 제외하면 외산 제조사의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