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하루 거래규모 여섯번 갈아치워

신용잔고 15조…급락땐 변동성 리스크

개인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증시의 하루 거래대금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30조원 시대가 활짝 열렸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참여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 규모가 코스피시장을 훌쩍 넘어서면서 개인투자자 전성시대를 시사했다. 다만 투자목적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신용잔고)도 급증하고 있는 점은 중장기적으로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의 8월 일평균 거래대금(26일 마감 기준)은 30조4391억원으로, 이달 들어 30조를 훌쩍 넘어섰다. 하루 거래대금의 사상 최고치는 지난 18일 33조4343억원으로, 이 기록은 이달에만 여섯 번 깨졌다.

개미들이 거래 규모를 끌어올렸다. 8월 개인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거래 비중은 각각 71%, 89%로 1년 사이 24%포인트, 6%포인트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코스닥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26일 17조3704억원을 기록해 지난 18일 15조9000억원을 1조4000억원이나 뛰어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개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닥 시장에서 1조506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거래대금을 높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적 순매수 기록만 보면 4월 이후로 개인들이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활발하게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급등한 종목은 차익실현하고 새로운 주도주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시장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의 자금 투입력은 여전히 풍부하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은 25일 기준 51조7377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등도 증시로의 자금 유입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신용융자잔액은 단기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증시 진입을 늦추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 신용잔액은 15조6394억원으로 고점 대비 소폭 줄었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일정 비율 내에서만 신용 대출이 가능해 한도가 무한정 늘어날 수는 없고, 주가 급락 시 반대매매를 불러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수급적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주체가 없다는 점도 지적되는 대목이다. 올해 개인은 연초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50조원 가까이 사들이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는데 이는 기관과 외국인을 모두 포함해도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공백이 메워지려면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패시브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라며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매수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강세장을 견인해 온 개인의 자금이 빠질 경우 이 과정에서의 수급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 주가는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