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제주로 본사 이전…제2의 창업 선언
10월 드림타워 개장 목표…막판 인테리어 공사 한창
카지노, 식음료, 유통, 마이스 사업 '새 성장 동력'으로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6일 발표한 ‘국내 관광업 관련 상장사 30곳의 주가동향’ 보고서를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올 1월20일 이후 7월말까지 관광산업 관련 30개 상장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12조원(17.5%) 급락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시총이 늘어난 회사가 있다. 전체 30개 기업 중 대한항공, 롯데관광개발, SMC&C, 레드캡투어, 시공테크 등 5개 회사다. 이들은 대부분 관광 관련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화물운송, 엔터테인먼트, 장기렌트카, 인테리어 등 관광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분야에서 매출을 발생 시켜 실적을 냈다.
이중에서도 롯데관광개발은 좀 다르다. 주력인 관광과, 면세점 사업이 위축되면서 2분기 매출을 3억2000만원밖에 하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98.5%나 폭락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사실상 정상적인 사업을 하지 못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그런데 롯데관광개발 시총은 1월말부터 7월말까지 1조426억원에서 1조1396억원으로 9.3% 늘었다. 8월 들어서도 기관 등 투자자들이 계속 몰려 시총이 1조3000억원을 넘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과 비교해 30% 가까이 시총이 늘어난 셈이다. 국민연금, KB자산운용 등 큰 손들이 특히 많이 투자했다.
▶롯데관광개발 시총이 급증 이유는= 롯데관광개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매출이 급감한 롯데관광개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건 전적으로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올 10월 준공 및 개장을 앞둔 ‘제주 드림타워’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제주 드림타워는 롯데관광개발이 중국 녹지그룹과 함께 개발하고 있는 복합 리조트다. 제주시 중심지인 노형오거리에 들어서는 38층(169m) 제주 최고 높이, 최대 면적의 복합리조트다. 연면적만 여의도 63빌딩의 1.8배인 30만3737㎡나 된다. 현재 내부 인테리어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이 시설엔 국내 최대 규모 외국인 카지노와 대규모 호텔시설, 쇼핑몰 등 편의시설이 조성된다. 세계적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인 하얏트그룹이 1600개 올스위트 객실, 14개 레스토랑, 바다가 보이는 38층 전망대 등을 ‘그랜드하얏트제주(GRAND HYATT JEJU)’ 브랜드로 운영한다. 신규 채용인원만 3100명으로 제주도 사상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다.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제주 드림타워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투자자들이 몰리는 걸까. 시장에선 드림타워의 가장 큰 매출은 외국인 카지노에서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카지노를 즐기러 가는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 중 일부가 한류 열풍으로 인기 상승 중인 한국의 제주도로 오면, 마땅히 즐길 곳이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드림타워가 그 수요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제주 드림타워는 카지노(테이블 153대, 슬롯머신과 ETG 261대)와 1600개의 올 스위트룸을 갖춰 고객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며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인 그랜드 하얏트가 위탁 운영해, 전세계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까지 용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인 제주 신화월드는 개장 시점인 2018년 상반기 38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롯데관광개발은 그보다 높을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카지노 업계에선 카지노사업은 VIP영업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본다. 롯데관광개발은 이를 염두에 두고 마카오에서 VIP영업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임원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카지노 운영 및 영업 노하우를 드림타워에 전수할 예정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세계 각국의 VIP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유수의 에이전트 회사들과도 계약을 맺고, VIP들을 초청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제주 드림타워는 서귀포 신화월드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와 달리 국내 유일의 도심형 복합리조트”라며 “접근성, 도심 활성화 기대감 등에서 다른 어떤 시설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여행회사’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업’으로 변신= 롯데관광개발은 사실상 드림타워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총 사업비 1조6000억원 중 1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이는 순수 국내 자본으로 제주도에 투자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회사 김기병 회장은 1971년 회사를 설립한 이래 줄곧 지켜온 광화문을 떠나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 이전 작업은 내달 열리는 임시 주총이 끝나면 마무리된다.
김 회장은 “롯데관광개발의 50년 광화문시대가 막을 내리고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통해 제주에서 제2창업을 하려는 것”이라며 “제주에서 고급일자리 1등, 세금 1등을 하는 ‘1등 향토기업’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본사를 제주도로 이전하면서 회사의 비전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50년간 정체성을 지켜온 ‘여행회사’에서 ‘카지노 복합리조트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실제 주력 사업 분야가 완전히 달라진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본격 가동하면 38층 스카이데크 등 14개에 이르는 다양한 컨셉트의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F&B사업(식음료 사업)’과 제주 최초의 쇼핑몰이자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K패션 전문몰 등 ‘유통사업’, 기업의 각종 모임과 공식 회의, 전시회 등을 주관하는 ‘마이스(MICE)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 K패션 사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200여명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전문쇼핑몰인 ‘HAN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유통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세부 계획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지역사회에선 기대감 커= 지역 사회에서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차원에서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주상공회의소,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등 제주도 경제 5단체는 최근 드림타워 외국인 카지노 영향평가 심의위원회가 ‘적합’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이례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이번 결과는 지역 경기 침체 상황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고용 창출, 관광진흥기금을 통한 세원 확보 등 지역 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발표했다.
이용성 제주한라대학교 문화관광교육연구원 연구원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처음에는 숱한 논란을 겪었던 서울 롯데월드타워가 지금은 서울 사람들이 사랑하는 랜드마크가 된 것처럼 드림타워도 제주 지역경제를 이끌어가는 상징적 건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 사태가 변수=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19 사태다. 롯데관광개발측이 투자자인 중국 녹지그룹과 여러 외국 VIP 영업 에이전트 등 통해 집객 활동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관광객이 들어올 수 없다면 당장 실적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일단 롯데관광개발측은 코로나19 사태가 더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로 내년부터 연평균 140만명 정도 외국인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연간 530억원 정도 제주관광진흥기금을 내겠다는 계획도 제시한 상태다. 이는 매년 500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해야 낼 수 있는 돈이다. 이는 현재 제주도에서 운영 중인 8개 카지노를 모두 합친 것보다 크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호텔’과 비교되는 복합리조트를 만들어 ‘매출 1조원’ 클럽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당장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상황이 진정돼 외국인 관광객 복귀할 때면 어느 시설보다 가장 큰 수혜를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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