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금리 주담대보다 비싸
급여이체·카드실적 등 반영
등급 좋으면 연소득 1.5배 가능
소액은 마이너스통장 활용
내집마련, 퇴직금 중간정산 가능
사내 복지기금 이용도 고려할만
#.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에 나섰다. 몇달전 서울에 집을 사는 과정에서 돈을 구하며 자산관리에 눈을 떴다. 주택담보대출, 예금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은 한도까지 다 채워받았고, 관심도 없었던 직장 사내 대출도 이용했다. 심지어 퇴직금까지 중간정산으로 모두 뺐다.
“처음엔 너무 무리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렇게 투자한 집값이며 주가가 꽤 많이 올랐습니다. 빚도 재산이란 말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초저금리로 A씨처럼 ‘영끌’에 나서는 사람은 계속 늘고 있다. 금리가 너무 낮아 은행 예금으로 목돈 모으기는 어렵게 됐다. 반대로 대출이자가 엄청나게 싸져 그 보다 나은 수익만 낼 수 있다면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됐다. 게다가 주변에서 집이며 주식을 통해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정부도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뉴딜 펀드’ 투자를 독려할 정도니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고민은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돈을 빌릴 수 있느냐다.
신용대출, 주담대 보다 비싸다=영끌 수단으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것은 신용대출이다.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LTV)가 낮아지면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한 달 사이 무려 4조원(3.4%)이나 늘었다.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낮은 기현상까지 일어났다.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우리은행은 올 초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3.32%로 주담대(2.95%)보다 높았지만, 지난 7월엔 2.49%로 주담대(2.73%)와 역전됐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5대 시중은행에서 4% 이상의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받은 사람은 지난해 7월 전체 차주의 23%였지만, 올해 7월엔 8.4%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은 실제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신용대출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사람은 신용등급 1~2 등급의 소수 고신용자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3~4 등급만 하더라도 3%대 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주담대보다 높다는 것이다.
A 씨 역시 은행에서 연 3.72% 금리로 6000만원 가량 신용대출을 받았다. 뉴스에서 연 1%대 금리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기대했지만 그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것이었다.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연소득, 해당 금융사와의 거래실적 등을 바탕으로 산출된다. 은행마다라 급여자동이체, 신용카드발급, 예적금가입, 다자녀 등 금리 할인 조건이 다르다.
신용대출 최고 소득의 1.5배까지=대출 한도는 차주의 연소득과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정해진다. 일반 직장인은 신용등급이 좋다면 연소득의 최대 15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은 연소득의 200%까지 가능하다. 신용등급이 낮으면 소득의 50%로 한도가 줄어든다. 일반직장인대출은 5~6등급이 마지노선이다. 6~10등급 저신용, 저소득자는 햇살론과 같은 서민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대출 정보는 금융사 간에 공유된다. A사에서 최대 한도로 신용대출을 받으면 다른 곳에서 추가대출은 불가능하다. 주담대와 같은 다른 대출이 많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다면 대출 승인이 나지 않을 수 있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값으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한 은행권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DSR 40%(비은행권 6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소액은 ‘마통’으로=신용대출은 자금 사용 계획에 따라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일반신용대출은 특정금액을 일시에 대출받아 약정 기간 동안 대출을 유지하는 방식이며, 마이너스통장은 설정된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만 꺼내쓰고 여유자금이 생기면 언제든 돈을 채워넣을 수 있는 방식이다. 마이너스통장은 필요한 예산과 사용 기간이 명확히 예상되지 않을 때 이용하면 편리하고, 사용한 금액과 기간에 대해서만 이자가 부과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일반대출에 비해 0.5%포인트(p) 정도 가산금리가 붙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자금 사용 기간과 금액이 명확하다면 일반대출이 유리하지만 중도상환을 할 경우 중도상환해약금을 내야 한다.
직장내 복지·퇴직금 활용도 가능=회사나 직종에 따라 기금을 설치해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로 대출을 해주는 곳이 있다. 주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다. 이런 대출은 DSR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한도를 넘어서도 가능하다.
내집 마련 목적이라면 퇴직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현행법은 근로자의 노후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퇴직금을 미리 빼 쓰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무주택자가 집을 사거나 전세 계약을 할 때, 장기간 요양이 필요할 때,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파산하거나 회생 절차를 밟게 될 때 등의 경우에 한해 퇴직금 중도정산이 가능하다. 퇴직금 담보대출도 이같은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받을 수 있다. 정부도 코로나19로 가계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해 퇴직연금 적립액의 50%까지는 담보대출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문턱은 더 낮아질 전망이다. 현재도 공무원은 공무원연금공단의 연금대출을 통해 최대 7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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