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납치된 野 인사 2인, 우크라이나 키예프서 폭로

불법 출국 중 체포됐다는 벨라루스 당국 발표 정면 반박

벨라루스 보안당국이 벨라루스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의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사진〉를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시키려다 실패했다는 주장이 8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로이터]
벨라루스 보안당국이 벨라루스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의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사진〉를 우크라이나로 강제 출국시키려다 실패했다는 주장이 8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서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로 인한 정국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벨라루스 보안당국이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핵심 인사를 강제 출국시키려다 실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벨라루스 대선 불복 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의 공보서기 안톤 로드넨코프는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머리에 덮개가 씌어지고 두 손은 묶인 채 보안당국 요원에게 납치됐고, 어쩔 수 없이 우크라이나로 출국하는데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때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가 출국을 거부하며 여권을 찢은 뒤 자동차 밖으로 던져버려 강제 출국을 면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함께 납치돼 강제 출국된 조정위원회 집행서기 이반 크라프초프도 함께 자리했다.

이 같은 주장은 벨라루스 당국의 주장과 크게 상반된 것이다. 같은 날 벨라루스 국가국경위원회는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가 불법으로 벨라루스를 떠나 우크라이나로 출국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출국 과정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콜레스니코바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출입국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콜레스니코바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모습이 목격됐고, 곧이어 로드녠코프와 크라프초프 등도 연락이 두절됐다. 야권은 벨라루스 정보당국이 이들을 납치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로드넨코프와 크라프초프 등 벨라루스 야권 인사 2명의 입국 사실을 전하며, 이들이 강제로 출국당했으며 콜레스니코바는 스스로 강제 출국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동을 해 우크라이나로 들어오지 않았다고 야권 인사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강제 출국을 거부한 콜레스니코바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벨라루스 남부 고멜주의 병영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 지도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출입국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EPA]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 지도자 마리야 콜레스니코바의 체포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녀가 우크라이나로 도주하려다 출입국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EPA]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을 장기집권해 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시위대 강경 진압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저항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권 단체 조정위원회는 루카셴코에게 맞서 대선에 출마했다가 신변 안전 위협 때문에 리투아니아로 출국해 있는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의 제안으로 지난달 14일 창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