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양산 앞두고 품질보증 신청에만 8주 허비해
방사청, 11월까지 내구도시험 마쳐야 장착 가능
업체측, “2차 양산 당시 상황 재현될라” 노심초사
[헤럴드경제(창원)=윤정희 기자] 올 연말 개시되는 ‘K2 전차’ 3차 양산분, 완전 국산화의 마지막 단추인 ‘국산 변속기’ 적용이 또다시 시간을 끌고 있다.
22일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과 업체 등에 따르면 국산 변속기의 ‘최초 생산품 검사 추진을 위한 계약 전 양산품 품질보증활동 승인 신청’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혼선을 빚는 등 8주에 가까운 시간이 허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산 변속기와 관련된 국방규격이 개정된 것은 지난 7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내구도 결함의 정의와 최초 생산품 검사 및 재검사 방법 등이 구체화됐다. 개정된 국방규격을 적용해 최초 생산품 검사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K2 전차 3차 양산분에 국산 변속기를 탑재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최초 생산품 검사를 앞두고, 품질보증 승인 과정에서 발생했다. 당초 방사청은 변속기 제조업체인 S&T중공업 측에 ‘최초생산품 검사 추진을 위한 계약 전 양산품 품질보증활동 승인 신청’을 요구했다. 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방사청이 이를 승인하면 최초 생산품 검사로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방사청은 업체가 제출한 신청서를 반려했다. 이유는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과 ‘용역계약’을 통한 품질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 결국 S&T중공업 측은 다시 품질검사 계획서를 제출했고, 3차 양산까지 빠듯한 일정에 아까운 시간만 허비됐다.
이같은 상황은 2차 양산 내구도 시험 때의 혼란 당시와 유사하다. 업체측과 국방기술품질원이 결함의 정의를 달리하면서 내구도 시험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3일 열린 제6차 방위사업협의회에서는 이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기관별 이견이 발생해 판정이 어려울 경우 전문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검토 및 판단하는 등 공정성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방사청은 S&T중공업과의 협의 과정에서 이견 발생시 전문위원 협의체가 아닌 기품원이 최종 판단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던 방위사업협의회의 결정과 배치되는 입장이다.
이에 업체측은 “2차 양산 당시 내구도 시험 때에도 기품원과 결함의 정의 및 기준 등에 대한 이견으로 시험이 중단됐기 때문에 외부전문가를 통한 공정성 확보 방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2 전차 국산 변속기는 2014년에 개발됐지만, 양산을 앞두고 진행된 내구도 시험이 문제가 되면서 2016년 2차 양산분에 탑재되지 못했다. K2 전차는 총 3차에 걸쳐 양산돼 우리 군에 보급된다. 차체와 엔진 등 모든 기술이 국산화 됐지만, 변속기는 독일 업체의 제품을 달고 있다.
이 때문에 3차 양산은 K2 전차 기술의 100% 국산화를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방사청은 오는 11월 말까지 내구도 시험이 끝나지 않을 경우 3차 양산에 국산 변속기 적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S&T중공업 측은 국산 변속기 탑재가 무산되면서 이미 개발비 등 87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지난 4년간 180명의 직원이 유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어 또다시 국산 변속기 탑재가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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