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과징금 상한 기준 2배 ↑
상법,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도 5배 ↑
“형사처벌·과징금 동시부과 한국이 유일”
“과징금을 근거없이 두 배로 올린 것은 ‘기업 벌주기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형사처벌에 과징금까지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습니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이른바 ‘기업규제 3법’의 처벌 수위가 기계적으로 일괄 강화된 것과 관련해 재계와 학계에서는 과잉처벌금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재계와 학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법위반 억지력 확보를 위해 과징금 상한 기준을 일괄적으로 2배씩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담합은 10%→20%, 시장지배력남용은 3%→6%, 불공정거래행위는 2%→4% 상향했다.
과징금 상한이 2배 상향 조정될 경우 기업 부담은 눈덩이로 불어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5~2019년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부과액은 평균 5965억원이었다. 이번 법 개정으로 과징금 상한이 2배로 상향 조정될 경우 최대 5965억원(5년 평균 부과액)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벌 수위의 기계적 상향은 상법 개정안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을 기존 3~5배에서 일괄적으로 5배로 상향됐다. 기존 19개 개별 법률로 분산해 적용했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일반법인 상법 조항으로 편입하고 처벌 상한을 5배로 통합한 것이다. 당초 19개 법률 중 손해배상 상한이 5배였던 법안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과 ‘자동차관리법’ 2개뿐이었다. 이에 재계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상한을 아무런 근거 없이 무리하게 5배로 맞췄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재계는 물론 학계는 이에 대해 처벌 수위의 기계적인 상향이야말로 과잉처벌에 따른 위헌 소지가 큰 대목이라고 우려한다. 더구나 과징금 과다 산정 등을 이유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취소 소송 패소율은 평균 28.3%로 국가 패소율 12.8%보다 15.5%p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형사처벌과 과징금을 동시에 부과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액까지 부과되면 경영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의 대표적인 적용 국가는 미국과 EU인데 미국은 형사처벌만, EU는 과징금만 부과한다”며 “아무 생각없이 동시에 부과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학과)는 “전속고발권으로 검찰이 전방위로 기업을 수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과징금까지 두 배 올리는 것은 기업을 벌주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사회적 합의 없는 각 부처의 내부 지침 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 이를 납득하지 못해 소송이 남발하게 되고 기업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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