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연장 문 닫을 판에 서울시가 소상공인과 경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시가 합정역 인근에 조성한 공연·문화시설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가 가뜩이나 어려운 민간 공연장 시장을 침해한다면서 홍대 지역 민간공연장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롤링홀, 웨스트브릿지 등 홍대 지역에서 민간 공연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85곳은 ‘홍대 공연장 연합’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4일 개관 예정인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의 개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홍대는 한국 인디음악의 발원지이자 1990년대부터 라이브 공연장과 밴드들이 함께 자생하며 문화 생태계를 형성해왔다.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는 마포구 서교동 395-43번지 일대 부지(6735㎡)에 들어선 ‘서교동 역세권 청년주택’ 지하 1층에 170석 규모로 마련된 공연장이다. 애초 이랜드그룹이 면세점과 호텔을 건립하기 위해 샀던 부지를 자금난에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되판 것이다. 시행사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조건으로 문화시설을 120억 원을 들여 조성한 뒤 시에 기부채납했다. 올해 상반기에 준공됐다. 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속에 홍대 공연장들이 문을 닫는 등 타격 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연장의 출현이 반가울 리 없다. 홍대 공연장들에 따르면 이 지역 대표적인 공연장인 하나투어 V홀을 비롯해, 인디라이브클럽의 상징인 DGBD (구 드럭), 객석 500석 규모의 무브홀 등 6곳이 문을 닫았다.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은 운영은 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공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나머지 공연장들도 10분의 1 수준의 가동률로 평년대비 90% 가깝게 매출이 줄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민간 공연장 운영자 85곳은 “서울생활문화센터 서교의 개관은 상생을 추구하고 감독해야 하는 서울시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이며 서울시에 개관 취소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장의 실태를 전혀 모르는 것에서 비롯된 이러한 이중적인 정책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대에서 25년간 공연장을 운영해 온 롤링홀의 김천성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 서울시가 170석 규모의 공공 전문 공연장을 개관하는것은 더 이상 소상공인들이 홍대에서 공연장을 운영하지 말라는 말과 같다”며 “공연 분야를 코로나19 특별 지원업종으로 지정해놓고 뒤로는 소상공인들과 경쟁하고 우리를 폐업의 길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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