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관행에 본격적으로 칼을 대는 모습이다. 총액인수한 수익증권을 기관투자가들에게 되파는 과정에서 ‘부당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판단이 토대가 됐다. 하지만 본질적인 시장질서 왜곡 정황과 관계없이 그저 ‘증권사 길들이기’를 위한 행정력 낭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의 투자 절차를 살펴보자. 입찰경쟁이 있을 때 원매자는 매각자에게 ‘단시간 내 딜을 종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호소해야 한다. 하지만 미리 자금을 확보해두지 못한 운용사가 대부분이다. 여기서 증권사가 등장한다. 자기자본이 조 단위인 대형 증권사들은 향후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셀다운(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일단 돈은 우리가 대겠다’며 딜을 주도한다.

증권사 지원으로 인수가 가시화하면 최종 수요자인 기관들에 수익증권이 넘어가기 시작한다. 딜 초반부터 침을 발라뒀든 혹은 증권사의 마케팅으로 뒤늦게 참여했든 기관은 딜을 주도한 역할을 인정해 증권사에 2~3%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예컨대 1000억원짜리 자산을 담은 펀드의 수익증권을 1020억원을 주고 인수하는 식이다.

이 같은 수수료 관행에 최근 변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금리 환경 속에서 기관이 받는 성과 압박이 커진 탓이다. 증권사에 주는 수수료가 수술대에 올랐고, 특히 증권사들도 총액인수해온 자산 중 상당수가 코로나19로 미매각되면서 협상력이 낮아진 상황이었다. 자연스레 수수료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급기야 일부 기관이 거꾸로 자문 등 명목으로 수수료 지급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자산운용 담당자 성과평가 체계에 운용 실적과는 상관없는 ‘영업 실적’이 포함되기 시작하면서다.

금감원은 이를 시장질서 왜곡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가 수익증권을 시장 가격보다 높게 넘기기 위한, 일종의 리베이트라는 것이다. 지난 9월 관련 증권사 세 곳을 제재한 데 이어 최근 검사망을 업계 전체로 넓히고 있다. 리베이트를 위법으로 보고 처벌하는 이유는 제품의 판매자와 구입자가 제각각 실리를 챙기는 과정이 최종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대체투자시장에서 최종 소비자는 기관에 돈을 맡긴 연금, 보험상품 가입자들이다. 즉 핵심은 기관이 더 비싼 가격에 수익증권을 양수해온 탓에 최종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가다.

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변칙적 관행을 그저 증권사가 미매각물량을 떨어내기 위해 마련한 술책으로만 보고, 일종의 괘씸죄를 적용하는 눈치다. 증권사들이 미매각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을 이용해 기관 담당자들이 어떤 이익을 누렸는지, 그 이익이 소비자 부담을 전가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저 실무자 사이의 ‘조삼모사’일 뿐 최종 소비자에게는 부담이 전가되지 않았다면 금감원은 그렇지 않아도 비효율적인 행정력을 낭비하면서 업계만 위축시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