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장고가 길어지고 있다.

14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전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당론 채택 여부를 두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 "그 취지 자체가 존중돼야 하고, 어떻게든 반영돼야 한다"며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산업안전법 개정을 모두 논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두 법에 이중 처벌적인 것이 있으면 안 된다"면서 "취지를 확고히 하는 가운데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법에 반영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내에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박홍배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산업재해기업처벌법 등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고통받는 노동자를 외면하고 귀를 닫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사실상 산업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을 촉구했다.

반면 노웅래 최고위원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산재 예방을 위해 기업주의 책임을 강화하자는 취지는 백 번 공감한다"면서도 "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정치적 고려 없이 실제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이낙연 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각기 다른 결을 드러냈다.

이낙연 대표는 지난 11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론 채택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한 정책위의장은 다음날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닐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정책위는 내부적으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보다는 '김용균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법을 개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업 현장의 과도한 부담과 공무원 처벌 조항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론 채택을 거듭 촉구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당론 채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특히 국민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걸려있는 법안에 대해 집권여당이 좌고우면 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