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17일 오전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17일 오전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정부가 우선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한 한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정부의 대책에서 빠졌던 광주 역시 지역 자체적으로 오는 19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키로 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1.5단계 상향 조정의 목표는 수도권과 강원도의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고 현재의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1차장은 특히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단계로의 단계 상향 없이 (확산세 있는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또 2주 뒤로 예정된 수능에 대비해 학생을 위한 안전한 시험환경을 만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서 1.5단계 시행…2주간 효과 분석=중대본은 이날 회의에서 서울·경기의 거리두기 단계를 오는 19일 0시부터 12월 2일 자정까지 2주간 1.5단계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

또 인천은 23일 0시부터 1.5단계로 상향 조정하되 확진자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는 강화군과 옹진군의 경우 1단계 조치를 유지하도록 했다.

현 수도권 환자의 96%는 서울·경기에서 나오고 있고 인천의 감염 확산은 제한적인 점을 고려한 조처다.

더불어 인천에서는 종교시설, 유흥시설 등에 대해서는 일부 방역 조치를 완화해 시행토록 했다. 1.5단계 시행 시 종교시설에선 정규 예배·미사·법회의 좌석 수 30% 이내로 인원을 제한해야 하지만, ‘좌석 한 칸 띄우기’ 정도로 기준을 완화했다.

또 유흥시설에선 1.5단계 때 춤추기가 금지되지만 인천 내 유흥시설에서는 면적 8㎡당 1명으로 인원만 제한토록 했다.

박 1차장은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는 2주간 일단 1.5단계를 시행해 그 결과를 분석해보고, 이후 유행 상황의 변동에 따라 거리두기 (1.5단계) 연장이나 단계 격상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자체적으로 1.5단계 격상=정부 차원에서 단체 격상이 이뤄지지 않았던 광주 역시 자체적으로 거리두기를 오는 19일 0시부터 1.5단계로 격상키로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민관 공동대책위원회 회의 후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1.5단계 격상을 발표했다. 가을 재확산 이후 정부 차원에서 단계 격상이 이뤄진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 시·도 중에는 첫 단계 격상이다.

이 시장은 “최근 일주일 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평균 7명으로 격상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거점 병원인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여러 방면에서 감염자가 나와 격상 여부는 단순히 숫자로만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1.5단계로도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어려우면 바로 2단계로 격상할 수밖에 없다”며 “2단계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시민 개개인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면서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방역 위기 처한 수도권·강원…유행 차단 못하면 전국 유행 초래=박 1차장은 “수도권과 강원도에선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화되며 더 큰 유행으로 확산돼 가는 ‘위기상황’으로, 여기서 유행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전국적인 대규모 유행이 초래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번 거리두기 격상 조처에 대해 “대규모의 확산을 막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거리두기 상향 조정과 함께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취약시설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도권과 강원권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하고 진단검사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정신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수도권에선 2주마다, 비수도권에선 4주마다 실시하기로 했다.

중증도 평가와 전원을 통해 현재 130개 남은 중환자 병상을 더 확보하는 동시에 생활치료센터와 감염병 전담병원도 확충하기로 했다.

▶“2주 뒤 확산세 꺾어야…수도권·강원 주민 방역수칙 준수해달라”=박 1차장은 “2주 뒤 지금의 확산세를 꺾고 환자 발생이 감소하는 국면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수도권과 강원도의 경우 언제 어디서든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해당 지역 주민은 앞으로 2주간은 가급적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특히 “거리두기 2단계는 21시 이후 식당의 취식 금지, 노래방이나 실내체육시설 등 많은 다중이용시설의 21시 이후 영업 중단 등 민생을 어렵게 하는 강력한 방역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런 단계까지 가지 않고 1.5단계에서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1차장은 일각에서 1.5단계가 아닌 2단계를 바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1.5단계는 대부분의 사업장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단위면적당 이용객의 수를 제한하는 정도지만, 2단계는 많은 영업장이나 시설이 영업 자체를 못 하게 된다. 즉, 우리 일상생활이 크게 위협받고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은 가능한 한 1.5단계에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생활과 방역이 균형을 이루고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방역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단계 조정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