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때까진 ‘보유’ 가닥
자회사 KDB인베에 매각 등 난망
그룹경영 지배권 캐스팅보트 쥐어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보유하게 될 한진칼 지분(10.6%)을 어떻게 처분할지 관심이 쏠린다. 산은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상황에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기 때문이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갖게 되는 한진칼 지분을 당장은 처분하지 못하고 보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초대형 국적항공사 출범을 잘 마무리하고 이들의 경영정상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관리 하에 있던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한 후에도 여전히 7.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전례가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마무리될 경우 더 이상 한진칼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줄어든다.
시장 충격, 소액주주 영향 등을 생각하면 시장에 팔긴 힘들다.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것도 방안이지만 KDB인베스트먼트는 바이아웃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지분 일부 투자는 대상이 아니라는 평가다.
재무적투자자(FI)를 찾아 나서는 것도 방법으로 거론되지만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있어 이마저도 어렵다.
결국 산은이 한진칼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사실상 자처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현재로선 조현아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등 3자 연합으로부터 공세를 받는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로 추정된다. 두 항공사의 빅딜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의 한진그룹의 수장인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살리기에 그만큼 절박했던 것으로 풀이했다. 2조4000억원의 자금 수혈 이후에도 수조원의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재빨리 새주인 찾기에 나섰다는 것.
이에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산은의 등장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3자 연합이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율을 46.7%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움에 따라 싸움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소송 제기 등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추가 자금 여력을 확보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는 등의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끼어든 것을 보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의지가 매우 컸던 것”이라며 “수조원의 자금 투입에도 여전히 턴어라운드가 되지 않은 조선·해운업 등을 반면교사 삼에 항공업 구조조정에 빠른 움직임을 보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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