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준비 수험생들은, 전체 응시생수 줄어들까 또 걱정
수능 후 논술·면접 등 전형 역시 대책 호소
전문가들, “수능 대란 일어날 수 있어”
[헤럴드경제=박상현·신주희·주소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3일 앞으로 다가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코로나19가 무서워 수능을 안 보겠다”는 학생과 “와서 자도 좋으니 제발 수능을 보러 와달라”며 읍소하는 수험생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수능 집단감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가운데, 수능 후 논술·면접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 역시 “수능 후 확진 시 대책이 필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학원가 연이은 확진… 수험생들 “수험장 무서워 안갈래”= 30일 방역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목동의 한 대입 학원에서 고등학생 3학년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학생은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 학원 관련 확진자의 가족으로, 목동 지역 학원 3곳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엔 강남구 대치동의 대형 입시학원에서 수강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학원 밀집 지역에서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수험생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3학년 안모(18) 양은 “강서구 댄스학원에서 (집단 감염이) 엄청 터지니 수능 앞두고 불안해 죽겠다”며 “목동에선 에어로빅(댄스) 학원 확진자 자녀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수강생들이 수능 전 난리가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험장에 숨어 있는 확진자들도 많을 것 같다. 감염도 감염이지만 수능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가 제일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수능 위주 준비생들은, 수험생 줄어들까 또 걱정=온라인에선 ‘수능을 보러 가지 않겠다’는 수시 준비생들의 선언과 ‘제발 수능 보러와 달라’는 수험생들의 읍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1등급(상위 누적 4%), 2등급(상위 누적 11%) 등 등급별 기준이 고정된 상황에서 전체 수능 응시자 수가 줄어들면 등급 커트라인이 올라 수능 위주로 준비한수험생에게는 불리해진다.
지난 29일 국내 최대 규모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 ‘수시 준비생’이라고 밝힌 한 고3 학생은 ‘수능을 볼까요 말까요?’라며 ‘수능 뒤에 면접 2개가 남아 있는데 면접을 위해 안 보는 게 나을까, 재수를 대비해 보는 게 나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제발 (와서) 깔아주세요... 부탁드려요’ ‘이 시국만 아니면 가보라고 하고 싶은데 시국이 이래서 저라면 안 갈 것’ 등 댓글이 이어졌다.
같은 날 해당 커뮤니티에 다른 수험생도 ‘수능 환불 지금 못 받죠?’라며 ‘코로나 때문에 (수험장에) 안 가려고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6일엔 ‘자도 좋으니까 수능 제발 봐주세요’란 글이 올라오며 ‘다 찍고 자주세요’, ‘구경이라도 와주세요’ 등의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작년에 이미 11.7%로 수능 도입 이래 최고 결시율을 기록했음에도, 올해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상황을 봤을 때 이번 수능에서도 3%에서 5%까지 결시율이 늘어날 수 있다”며 “전체 응시자 수가 줄어들게 되면 1,2 등급 인원도 줄어들게 되어 수시에서 수능 최저 등급을 맞춰야 하는 학생들은 자기 실력과 무관한 변수가 발생하는 게 불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능 후 논술·면접 준비하는 수험생·학부모 불안감 호소= 수능 이후 논술이나 면접 등의 전형을 치르는 수험생과 학부모들 역시 불안감을 호소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음대 준비생 학부모 정모 씨는 “수능이 끝나면 실기생들은 그때부터 쉬는 날 없이 하루 종일 학원에 가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며 “수능 볼 때도 누구랑 접촉할지 모르니 불안하고, 우리는 수능이 중요한 게 아니라 1월 실기가 끝날 때까지 조심해야 해서 속이 탄다”고 말했다.
안모양 역시 “정시보다 논술과 수시에 더 집중하고 있는데, 수능 직후 정신 없이 바로 논술을 치러야 한다”며 “동네에서 확진자가 폭증해 언제 자가격리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들이 미리 대책을 세워두고 수험생들을 안심시켜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학들은 자가격리 중인 수험생도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볼 수 있게 권역별 고사장 운영 여부를 논의 중이다. 수능 이틀 후인 5일부터 논술 시험을 앞두고 있는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권역별 고사장 활용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감염병 전문가들은 수능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는 ‘수능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수능을 보면서 감염이 될 수도 있고, 끝나고 밖에 나와서도 감염이 될 수 있어, 이른바 수능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며 “수능 2~3일 전에 PCR(유전자 증폭 진단) 검사를 하거나 신속 검사를 동원해 검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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