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법안 사실상 반대

국회의장에 의견 전달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열린 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낙태한 여성을 처벌하되 임신 후 최대 24주까지는 임신중절을 허용하는 정부의 ‘낙태죄 존치’ 입법안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30일 전원위원회에서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비범죄화 방향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의결했다. 정부의 입법안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인권위는 지난해에도 ‘낙태한 여성을 형법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과 생명권, 재생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표명한 바 있다.

이날 전원위원회에는 조현욱 위원을 제외한 인권위원 총 10명이 참여했다. 격론 끝에 8명의 위원이 비범죄화 방향에 찬성해 의견표명이 의결됐다. 이상철 상임위원과 문순회 위원은 정부안으로 충분하다는 취지로 소수의견을 냈다.

다수의견을 낸 위원들은 국제인권조약에 따라 낙태한 여성을 형법으로 처벌해선 안 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임신중절의 방식에 대해선 견해 차이를 보여 ‘비범죄화’라는 큰 틀에서만 의결했다.

다만 법무부와 보건복지부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제대로 담아내고 있으며 헌재 결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권위는 분명히 했다.

인권위는 이같은 의견을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