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 달 만에 반값 됐다! 아이폰도 일찍 사면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인가요?”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2’의 공시 지원금이 이례적으로 출시 한 달 만에 크게 상향되면서, 출시 직후에 샀던 구매자들의 원성이 높다. 아이폰은 공시 지원금이 인상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탓에 사전 예약 등 출시 직후에 구매자가 몰린다. 하지만 지난 달 ‘아이폰12 미니’에 이어 기본 모델인 ‘아이폰12’도 이례적으로 공시 지원금이 크게 올랐다. 조금 일찍 산 사람들은 손해를 본 셈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10만 1000원~22만 9000원 수준이던 ‘아이폰12’의 공시 지원금을 25만 9000원~43만원으로 올렸다. 아이폰12는 지난 10월 말 출시됐다. 출시 한 달 만에 두 배나 올랐다.
‘아이폰12’ 출고가는 ▷64GB 107만 8000원 ▷128GB 115만 5000원 ▷256GB 128만 7000원이다. 이통사의 공시 지원금과 유통 채널의 추가 지원금(공시 지원금의 15%)을 합한 실구매가는 58만 3000원(64GB 모델·최고가 요금제 기준)까지 떨어졌다.
기존에는 최대 공시 지원금이 22만원대에 불과해,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도 실구매가가 86만원 대에 달했다. 조금 일찍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한 달 사이 30만원 가량 손해를 본 셈이다.
일부 유통 채널은 30만원 상당의 ‘불법보조금’까지 보태졌다. 8만~9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6개월 사용하는 조건으로 20만~40만원 대에 ‘아이폰12’를 구매할 수 있다고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출시 직후 ‘아이폰12’를 구매한 초기 구매자들을 중심으로 “아이폰 가격 방어(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옛날 말이다. 일찍 산 게 죄”라며 날 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통상 아이폰의 공시 지원금은 출시 후 1년이 지나도 오르지 않는다. 실제 전작 ‘아이폰11’에 책정된 공시 지원금은 출시 초기와 동일하게 3만원~10만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사전 예약 등 출시 초기에 구매자가 몰린다.
‘아이폰12’의 경우 초도 물량 부족으로 품귀 현상이 벌어져 사전 예약을 하고도 적게는 2~3주, 많게는 한 달 가까이 대기하는 소비자도 속출했다. 사전예약으로 아이폰12를 구매한 고객은 “사전 예약을 하고도 한참 기다렸는데 가격까지 떨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사고 기다렸을 것”이라며 황당함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