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투표서 55.7% 득표율로 선출

‘내년 11월 100만 총파업’ 공약

노정관계 악화 가능성 더욱 커져

선거부정 등 내부갈등 수습 ‘과제’

제13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양경수 경기지역본부장. [연합]
제13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양경수 경기지역본부장.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에 강경 투쟁을 내세운 양경수(44)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이 당선됐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7~23일 치러진 위원장 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기호 3번 양 후보가 총 투표수 53만1158표 중 28만7413표(55.7%)를 얻어 차기 위원장에 선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양 후보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한 윤택근 후보와 전종덕 후보는 각각 수석 부위원장과 사무총장에 당선됐으며,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사회적 교섭을 투쟁보다 우선했던 기호 1번 김상구 후보 조(組)는 22만8786표(44.3%)에 그쳤다.

양 후보는 민주노총 역대 위원장 중 최초의 비정규직 출신으로, 2015년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사내 하청 분회장을 지내며 비정규직 1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력이 있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자신이 40대 젊은 후보라는 점과 함께 비정규직 후보임을 강조했다.

양 후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된 1차 투표에서도 큰 표 차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의 지지를 받으면서 선거 초기부터 양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대정부 강경 투쟁 노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는 “노동 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며 내년 11월 3일을 100만 총파업·총궐기 날짜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말기 민주노총과 노정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임 김명환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화를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했지만, 지난 7월 대의원대회에서 합의안 추인을 얻지 못해 사퇴했다.

특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간 민주노총은 최근에는 정부 여당이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 경영계의 요구를 일부 반영한 ‘노조법’ 개정을 밀어붙인 데 반발해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인 상태다.

정부 여당이 노동자 사망 사고 등 중대 재해를 낸 기업을 처벌하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소극적인 데 대해서도 민주노총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노정 대립 구도도 투쟁 노선을 내건 양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파 구도와 유리한 정세에 힘입어 낙승을 거뒀지만, 민주노총의 내부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양 후보 캠프는 여러 차례 부정 행위로 민주노총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일부 가맹 조직에서는 조합원을 동원하는 방식의 조직적인 부정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