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이 5억원 오른 거래도
다른 신통기획 아파트들도 연일 신고가
상승세 주춤한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도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준공한지 50년된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이 마침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재건축 기대감으로 인해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용면적 79㎡가 20억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달 전용면적 156㎡도 35억원에 거래되며 9월에 거래된 29억 5000만원, 30억원의 두 건보다 5억원가량 올라 새 주인을 만났다.
여의도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여의도 일대가 재건축 기대 효과로 최근 호가가 1억~2억원씩 뛰고 있다”며 “향후 발표될 재건축 용적률 등에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재건축 단지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신속통합기획 참여로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단지 현황조사 및 건축 기획설계 작성 용역’을 발주하고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용역 발주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뿐 아니라 강북구 미아 4-1구역, 중구 신당동 236 일대, 양천구 신정동 1152 일대 재개발사업 등도 포함됐다.
기약이 없던 재건축사업은 올해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취임하며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이 사업의 물꼬를 트고 있다.
지난달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함께 신속통합기획에 함께 선정된 다른 아파트들도 가격 상승세가 눈에 띈다. 송파 장미1차 전용면적 71㎡도 지난달 21억 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18억 1000만원보다 3억원이 넘게 오른 금액이다. 지난달 8일에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28㎡가 41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처럼 신통기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들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자, 최근 상승폭이 줄어든 부동산 시장을 우상향하게 자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온다.
최근 신통기획 참여의사를 밝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3구역 근처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그나마 몇개 인던 매물들도 호가를 올리거나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거둬들이고 있다”며 “신통기획에 선정되고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시작한다면 향후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물어오는 전화가 이어진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참여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대신 각종 심의기간을 줄여주는 제도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재건축과 동일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 결정기간이 종전 5년에서 2년으로 단축되고, 사업시행 인가 단계에서는 건축·교통·환경 통합 심의를 통해 소요기간이 종전 1년6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