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1심 당선 무효형
남동생에게 허위 진술 요구, 이인규 부장판사 개입
'돈을 보낼테니 걱정 말라' 1500만원 송금
법조계 “현직 판사로서 부적절한 처신”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양정숙 의원이 재산 축소신고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은 가운데 배우자인 현직 부장판사가 공모해 허위 진술 조작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금품을 건네 회유한 사실이 판결문에 기재돼 법조계에서는 현직 판사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양 의원은 21대 총선 당시 고의로 부동산 재산을 누락하고 신고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일 열린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 앞서 양 의원은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5번 후보로 당선된 후 재산 축소신고·부동산 탈세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에서 제명 조치됐다. 양 의원은 당 징계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명의자였던 남동생 A씨에게 허위진술을 종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배우자도 개입했다. 양 의원의 남편은 인천지법 이인규 부장판사다.
21일 양 의원에 대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재산 축소 의혹이 불거지자 당초 A씨는 명의신탁이 사실이란 취지를 밝혔다. 그러나 돌연 말을 바꿨는데, 양 의원과 이 부장판사가 A씨에게 금품을 건넨 직후였다. 관련 의혹으로 언론과 정당으로부터 질문이 들어오자 A씨가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양 의원은 ‘돈을 보낼테니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이 부장판사와 함께 1500만원을 송금한 사실이 판결문에 기재됐다. 이후 양 의원은 추가로 2억원을 송금했고 A씨는 자신이 실제 소유자라는 입장을 꾸준히 밝혔다.
현직 판사가 허위 진술 공모에 개입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변호사는 “범죄행위 입을 막으려는 행위로 사실상 공범”이라며 “판사로서 높은 법률 준수와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사로서 품위에 손상이 가는 행위로 대법원에서 징계를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사안”이라 지적했다. 법관윤리강령에 따르면 법관에게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와 공정성 및 청렴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어긋난 행위라는 평가다.
양 의원은 지난 2019년 3월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직선거후보자 신고 당시 남동생 명의를 신탁해 차명 보유 중인 대지 등에 대한 재산신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동생 명의를 신탁해 차명 보유 중인 서울 송파구 소재 상가 대지 지분(5억 2700여만원)을 누락한 혐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성보기)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무고 혐의로 기소된 양 의원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무고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 또는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게 된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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