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좋아한다면 국제선 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구입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마일리지는 과거에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쌓은 것 뿐만 아니라 항공사 제휴신용카드를 사용해 적립된 마일리지도 포함된다. 비행기를 거의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항공사 제휴카드를 자주 사용한다면 마일리지만으로도 국제선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면 이 항공권은 ‘공짜’일까? 고객으로선 ‘그 동안 쌓은 마일리지로 공짜표를 얻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마일리지도 경제적 가치가 있어 대가를 준 것이고 공짜는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세법상으로는 ‘항공사가 마일리지로 구매한 항공권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는가’라는 문제다. 만약 고객이 항공권을 이용하고 적립한 마일리지만 사용했다면 항공사는 공짜표를 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커피를 10잔 사면 1잔을 공짜로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휴 신용카드를 사용해 적립한 마일리지를 사용했다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항공사들은 제휴 신용카드사로부터 일정금액을 정산받기에 위 금액이 부가가치세법상 과세 대상인 ‘공급대가’인지, 아니면 과세표준에서 제외되는 ‘할인액(에누리액)’인지가 문제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고객이 신용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제휴 마일리지로 항공권 등을 구매한 경우 그 할인액은 에누리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고, 신용카드사가 항공사에 정산금을 지급하더라도 이는 별도로 체결된 업무제휴계약에 따라 지급된 것이지, 항공사가 서비스 대가로 지급받은 것은 아니라고 봤다.
이런 문제는 그룹 계열사들이 포인트제도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A마트에서 적립한 포인트를 A백화점에서 사용하면 A백화점은 할인금액을 A마트에서 보전받게 되는데 이 금액이 에누리인지가 문제된다. 더 넓혀서 수많은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휴 포인트들(카드사 포인트, 캐시백 포인트)의 경우 에누리 여부 판단이 한층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법원은 포인트 사용액을 계열사 상호간 보전해주더라도 포인트 사용액은 에누리로서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고객이 지급한 대가는 ‘할인 후 금액’이므로 그만큼은 물건값을 깎아준 것이라고 본 것이다. 나아가 법원은 범용성 있는 다른 포인트들은 물론 통신사 할인, 신용카드사 청구할인, 모바일 쿠폰 등을 통한 할인액도 매출에누리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부가가치세 법령이 개정돼 2017년 4월 1일 이후에는 애초 포인트를 적립해준 그 사업자에게 사용한 포인트(A마트에서 적립한 포인트를 A마트에서 사용)는 에누리로 인정하지만 해당 사업자 이외 다른 사업자가 적립해준 포인트를 사용한 경우는 에누리가 아니라는 규정이 도입돼 법령상으로는 에누리의 범위가 다소 축소돼 유의가 필요하다.
이렇듯 부가가치세에서 공급대가는 중요한 개념이지만 불확실한 측면이 있고, 포인트의 적립 및 사용의 방식이나 제휴 할인의 유형이 점차 복잡·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에누리의 인정 범위가 계속 문제될 것이다. 기업들로서는 세법전문가와의 상의가 중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명시적인 법률의 개정을 통해 공급가액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입법론적 해결이 필요하다.
김해마중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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