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공직선거법상 직접·비밀투표 원칙 훼손”
변협·여야 정치권 등 비판…시민단체 고발도
선관위, 관리·운영실수 인정…긴급위 소집예정
[헤럴드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의 질타와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이번 확진자·격리자 사전투표가 헌법과 공직선거법이 정하는 선거 원칙을 위배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날인 5일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는 확진자 사전투표 운영·관리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며 혼란이 발생했다.
확진자 사전투표는 격리 대상 유권자들이 투표용지와 봉투를 받아 별도의 장소에서 투표한 뒤, 용지를 봉투에 넣어 선거사무보조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두고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용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항의와 반발이 속출했다.
투표용지가 쇼핑백이나 바구니 등에 허술하게 보관되거나, 특정 후보가 기표된 투표용지가 배포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논란이 된 사전투표가 헌법상 선거 원칙인 비밀·직접 선거 원칙을 위반했다는 법조계 분석이 나온다.
헌법 제 67조 1항은 ‘대통령은 국민의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는 확진·격리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표를 넣지 못했고, 일부 기표된 투표용지가 제삼자에게 공개되는 일이 발생했다. 비밀·직접 선거의 원칙이 지켜지지 못한 것이다.
또 공직선거법 157조 4항에도 ‘투표지는 기표 후 그 자리에서 기표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접어 투표참관인 앞에서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직접투표와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 선거의 근본 원칙을 무시한 이번 사태가 주권자의 참정권을 크게 훼손하고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일갈했다.
변협은 또 “허술한 선거사무관리 사태가 발생한 사실에 전체적인 관리 책임을 맡은 선거관리 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 당국이 부실하고 엉성한 선거관리로 본 투표도 하기 전에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정부의 위신도 크게 손상시켰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선관위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은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관위의 투표관리 행태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당장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실시된 선거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 허술하게 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전투표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선관위가 그 경위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 선관위는 관리·운영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고발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 역시 노 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7일 대검찰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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