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ㆍ러시아 외교수장, 10일 터키서 첫 평화회담
젤렌스키 “전쟁 끝낼 타협 고려 용의…상대도 의지 있어야”
크렘린 “러시아 입장 만들어졌고, 우크라에 전달”
英 이코노미스트 “양측 악수하는 것만으로도 승리”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안보가 보장되는 한 러시아의 중립 요구를 논의할 수 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외교정책 수석보좌관인 이호르 조브크바 대통령실 부실장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물론 우린 외교적 해결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런 협상을 하기 위한 우리의 최우선 전제조건은 즉각적인 휴전과 러시아군의 철수”라고 했다.
그는 미국·영국·독일 등에 안보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러시아의 안보 보장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조처가 무엇을 수반하는지, 중립 상태와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다.
조브크바 부실장의 발언은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 터키의 휴양도시 안탈리아에서 회담을 할 예정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회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후 양국 외교수장간 첫 대면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양측이 악수를 하는 것만으로도 승리가 될 것”이라고 썼다. 두 나라는 앞서 3차례 회담 뒤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제한적인 휴전과 민간인 대피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독일 빌트TV 인터뷰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몇 가지 타협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 “상대방도 타협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걸 타협이라고 한다”며 “아직 세부사항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조브크바 부실장은 “우린 우리 영토를 거래하지 않을 거다. 단 1인치도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이 되는 걸 열망해왔고, 열망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것이고, 나토도 먼 목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회담이 군사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단계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입장이 만들어졌고, 우크라이나 협상단에 전달됐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접촉을 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국가를 파괴하고 정부를 전복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중립적 지위, 러시아와 협력을 준수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목적을 러시아는 달성하고자 한다. 평화로운 협상으로 그렇게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일 자국 항공사 여승무원과 가진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항전(抗戰)에 대해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면 우크라이나 국가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메시지를 낸 것과 다르다.
일부 서방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초반에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우크라이나 전체를 장악하려는 계획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등 대러 제재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데 대해 “세계 경제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방이 뿌린 적대적인 술잔치(bacchanalia)를 보고 있다. 상황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심각하게 생각토록 한다”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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