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실상 모라토리엄 파기 행보
韓美 “北 정찰위성 빌미 최신형 시험”
김정은, 서해발사장 찾아 확장 지시
美 “본토·동맹 안전 보장 모든 조치”
한국이 대선 이후 본격적인 정권교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빼들면서 한반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찰위성 개발을 빌미로 사실상 ICBM 시험발사 강행 태세를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최근 정찰위성 시험을 명분으로 한 발사체에 대해 신형 ICBM 시험발사 준비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미국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추가 대북제재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동지께서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은 장거리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장거리로켓과 ICBM은 기술적으로 대동소이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내세워 이미 핵실험과 함께 모라토리엄(유예) 파기를 강하게 내비친 ICBM 시험발사에 나설 명분을 쌓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날 현지지도에서 “앞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비롯한 다목적 위성들을 다양한 운반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게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며 발사장의 여러 요소들을 신설”하라고 지시했다. 정찰위성 등 인공위성 발사를 내세워 ICBM 발사가 가능한 서해위성발사장 확장 개축을 지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서해위성발사장에 대해 “우리 국가의 원대한 우주 강국의 꿈과 포부가 씨앗처럼 묻혀 있는 곳”이라면서 “우주 정복의 전초기지로, 출발선으로 전변시키는 것은 우리 당과 우리 시대의 우주과학자, 기술자들의 숭고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한미는 북한이 사실상 신형 ICBM 시험발사 행보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지난 2월 27일과 이달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한미의 정밀 분석 결과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계기 북한이 최초 공개하고 개발 중인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2차례의 시험발사가 ICBM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 “향후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동 미사일의 최대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신형 ICBM은 지난 2020년 10월 당 창건일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이다. 당시 북한은 앞서 시험발사한 화성-15형보다 큰 11축 이동식발사대(TEL)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화성-17형의 모습을 공개한 바 있다. 화성-17형은 직경 2.4~2.5m, 길이 24~25m, 중량 80~110t에 이르며 탄두중량은 기존 화성-15형의 1.5t보다 크게 늘어난 2.5~3t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 고위당국자도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최근 2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는 ICBM 체계와 연관돼 있다면서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 주장에 대해 ICBM 발사를 우주활동으로 가장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들 시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뻔뻔한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 역내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미국은 미 본토와 동맹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재무부가 조만간 북한의 금지된 무기프로그램 진전에 필요한 해외 품목과 기술 접근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제재에 나설 것이라며 새로운 대북제재를 예고했다.
한미는 다만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진지한 합의가 가능할 때 김 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환기하기도 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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