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창업의 시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스타트업들의 수백억 투자유치가 뉴스를 탄다. 대기업을 최우선으로 꼽던 취준생들도 토스, 당근마켓 등 스타트업을 선택하고 있다. 스스로 창업했거나 스타트업에 합류한 이들의 성공 스토리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보는 창업의 세계는 얼마나 환상적인지. 뛰어난 사람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하고, 시작만 하면 금세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정부도 학교도 나서 창업을 권한다. 그러나 화려하게 비춰지는 부분은 단지 일면일 뿐, 말 못할 어려움도 많다. 창업, 할 때 하더라도 알고 해야 한다. 필자는 선배 창업자로서 경험을 나누고자 펜을 들었다.

우선 창업은 어렵다. 창업 직후 부딪히는 일들은 학교나 직장에서 배운 적이 없다. 필자는 개인사업자로 창업했는데 법인을 설립해야 외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회사 설립부터 채용, 마케팅, 투자유치 모두 처음이다. 헤맬 수밖에 없는 첫 시도에, 팀원들은 내 결정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 부담도 크다.

진짜 문제는 제품·서비스를 첫 출시한 이후다. 고객을 발굴하는 일은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 99%의 스타트업은 돈이 아니라 고객이 없어 망한다. 하루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앱이 몇개나 되는지 살펴보면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10개 안에 들어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고객을 찾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

또 창업자가 하는 일은 너무 많다. 하고 싶은 일 한가지를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 99가지를 해야 한다. 대기업에서 10명이 하는 일을 스타트업은 2, 3명이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구글 창업자들이 사업초기 주당 100시간씩 일했다는데, 지금도 창업자들의 현실은 크게 다르지 않다.

몸만 힘들면 그나마 버티겠는데,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다. 팀 내부에서도 의견이 부딪히고, 팀원들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당연히 회사는 기대보다 현저히 느리게 성장한다. 다른 회사들은 투자도 많이 받고 빠르게 성장하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만 느리게 보인다. 창업을 하면 인내심의 한계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창업에서 안착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티몬이 리빙소셜에 매각된 것은 창업한 지 채 2년이 안됐을 시점이었다. 필자도 2년이면 충분히 성공궤도에 오를 줄 알았다. 하지만 모든 일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다. 특히, 제품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은 예상의 2배 이상 걸렸다.

고객을 모으는 것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고 일어났더니 가입자가 1만명 늘었다든지 월 사용자가 십만명이라는 행운을 누리는 스타트업은 1% 미만이다. 보통 창업 후 상장(IPO)까지 평균 13.3년이 걸린다고 한다. 벤처기업의 상장비율은 약 0.2%에 불과하다. M&A 등을 모두 합해도 성공을 누리는 창업기업은 1% 남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한번쯤 해볼만 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성과가 나에게 돌아올 확률이 높으니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또한 창업 후 마주하는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이뤄 문제 해결을 위해 몰입하는 매일의 여정 자체가 곧 보상이기 때문이다.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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