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통의동 상인들 고통
전문가 “용산시대 소통채널 필요”
확성기를 들고 땅값이 비싸다며 호소하는 시민부터 백신 접종 반대 피켓을 들고 기도하는 사람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출범 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이 사실상 ‘집회 1번지’가 된 지 한 달이 지났다. 날마다 늘어나는 현수막과 시위자들의 소음으로 인수위 인근 상인 등은 고통을 받고 있다.
18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이 있는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근은 한 달간 폭증한 집회·시위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통의동 인수위 인근에선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집회·시위가 진행된다. 인수위 맞은편 경복궁 돌담길에서는 시위가, 통의동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10여 평 남짓 공간에서는 기자회견이 주로 이뤄진다. 집회는 적게는 15건, 많게는 하루 30여 건 가까이 열린다. 별도의 신고가 필요 없는 1인 시위자들의 경우 확성기를 동원해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카페를 비롯한 인근 상인들은 소음과 매연 등으로 인한 불편을 겪고 있다. 주변 카페에서 일하는 20대 직원 A씨는 “노래를 부르고 확성기에 고함 치는 사람 등 고정 멤버도 있다. 손님들도 저 사람들 무슨 사연인지 묻는다”고 “현수막이 처음엔 하나둘 생기다 점점 더 늘어나더라”고 말했다.
유리창 너머로는 목소리가 들려오며 매장 내 음악 목소리와 섞여 소란스러웠다.
매장을 운영하는 30대 사장 김모 씨는 “경찰 버스가 늘어나서 들어오는 매연과 소음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하지 말라고 말할 수도 없고 한 달만 지나면 끝날 거라는 생각만 하며 견디고 있다”고 답했다.
통의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허모 씨는 “한 달 내내 아침부터 저녁까지 울부짖는 사람들 소리에 시달리다 보니 퇴근하고도 귓가에 소리에 맴돈다”며 “여긴 오밀조밀 가게가 모인 데다 관광객들도 많이 다녀야 하는 동네인데 공간 넓은 과천이나 다른 곳에서 인수위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로에는 경찰 기동대 버스가 100m 가까이 줄지어 주차돼 있고 인수위 주변 도로는 사실상 통제된 상황이다. 폴리스라인 옆 3m 안팎의 좁은 보행로로만 통행이 가능하다. 경찰은 도로 통제를 위해 주간엔 기동대 100명, 야간엔 50명을 투입하고 있다.
전문가는 통의동은 새 정부 출범 전 집회·시위의 예고편이라며 ‘5월 용산 시대’를 대비한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용산 집무실’ 이동 후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는 거리 시위·정치 활성화가 예상된다”며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위할 자유를 보장하는 소통 채널이나 방식을 마련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출퇴근 혼란 등 직접적인 불편이 분명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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