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발의 관련법 개정안 보니
일부 규정은 사법경찰관에 청구권
경찰, 공수처 수사 규정 실효 없어
“수사통제 어렵고 유죄입증 힘들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에 대해 학계와 실무에선 ‘법 체계에도 맞지 않는 위헌적 법률’이라고 비판한다. 이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일반 형사사건의 진상 해결은 물론 부패범죄 유죄 입증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전원 제안으로 발의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권 박탈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들을 이달 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뒤 5월 3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법안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영장 청구권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보면 검사는 경찰이 신청한 경우에 한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 체포·구속·압수·수색과 관련한 영장의 사실상 청구 주체가 경찰이 되는 셈이다. 이는 영장 청구권자를 검사로 규정한 헌법에 실질적으로 위반되는 것이란 지적이다.
아예 ‘사법경찰관’이 영장청구 주체로 된 규정도 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서경대 교수)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217조를 보면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건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217조 2항은 체포된 사람이 지닌 물건을 법에 따라 영장없이 일단 압수했다가 계속 더 압수할 필요가 있을 때 지체없이 영장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주어로 된 규정에서 기계적으로 ‘검사’를 빼 헌법에 정면으로 반하도록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이 ‘검사’로 정해놓은 것을 ‘사법경찰관’으로 바꾸는 데 급급해 상황에 맞지 않게 된 규정도 발견된다. 형사소송법상 압수물 환부 등과 관련한 조항은 법원 공판 단계에서 법원이 이해관계인에게 통지하도록 하는 규정으로 현행 135조는 검사, 피해자,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미리 알리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규정을 고치면서 공판과 무관한 ‘사법경찰관’이 검사 대신 포함됐다.
검찰청법 개정안을 보면 검사가 경찰과 공수처 공무원의 직무 범죄를 수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효성이 없는 규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다른 법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정한 경우 검사를 사법경찰관으로 간주하고 있어 경찰과 공수처 공무원 수사시 검사는 사법경찰관이 된다. 하지만 검사가 사법경찰관도 아닐뿐더러, 강제수사가 필요한 대부분의 실제 수사에서 검사가 경찰 또는 공수처 공무원을 수사하게 될 경우 누구에게 영장을 신청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남긴다. 서울 지역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경찰이나 공수처 수사할 때 영장은 옆 부에 청구하면 되는 것이냐”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 후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형사사건에서 수사에 대한 통제장치가 사라지고, 부패범죄 사건에선 유죄 입증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이상민 변호사는 “1차 수사기관에서 수사한 결론이 어떤 이유에서든 틀릴 수 있는데 그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를 없앤 것이 지금의 개정안”이라며 “조서만 봐서 알 수 없는 부분을 다시 조사해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는데 개정안 대로면 그게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개정안대로 법이 통과되면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 회장은 “중요사건이라고 하는 금융·경제사건, 부패범죄 사건 등의 경우, 막강한 재력과 권력을 가진 범죄혐의자들은 대형로펌 변호사가 수사부터 재판까지 맡는다”며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이 중요한데 수사하지 않았던 검사가 공판을 맡고서 유죄 입증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을 통해 국가가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고 덧붙였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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