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 줄사표는 일단 보류

金총장 “국회에 직접 의견 제출”

사의는 반려됐지만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는 국회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여하에 따라 줄사퇴 등 집단행동 가능성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발의에 반발해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김 총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한 뒤 업무를 재개했다. [연합]
사의는 반려됐지만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 내부는 국회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여하에 따라 줄사퇴 등 집단행동 가능성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발의에 반발해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김 총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한 뒤 업무를 재개했다. [연합]

검찰 수사권 박탈 법안에 반발하는 고검장급 인사들의 줄사표는 일단 보류됐지만, 평검사 회의가 열리는 등 내홍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다 복귀한 김오수 검찰총장은 국회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김 총장은 19일 출근길에 “대통령께서 어제 70분을 할애해 검찰 의견을 경청해준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통령 말씀처럼 검찰이 의견을 질서 있게 표명하고, 국회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 구성원을 대표해 제가 국회에 직접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사표를 전달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반려하고 김 총장과 70여분간 면담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법률안 거부권 행사에 관해 논의했는지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대통령이) 면담 요청을 받아주고 제가 충분히 상세하게 모든 얘기를 할 수 있게 해줬다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22면

김 총장 사표가 반려되면서 18일 긴급회의를 개최한 6개 지역 고검장들의 퇴진 카드는 잠정 보류됐다. 애초 사직을 하는 안도 논의됐지만, 대통령 면담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회 입법을 저지할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집단사퇴 움직임이 재점화할 수 있다.

김 총장은 국회 설득을 위해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리를 준비 중이다. 검찰 내부에선 특히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수사를 사실상 없애는 민주당 입법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검사의 독자적 영장청구권을 배제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위헌이라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김 총장은 검찰 수사권 전면 폐지 법안 대신 수사 공정성을 담보하는 입법을 받아들이는 대안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 추진에 대한 검찰 내 반발 기류는 더 거세지고 있다. 사의가 반려되기는 했지만 대 국회 설득에 나서야 할 검찰총장의 사퇴 표명 시기가 좋지 않았었다는 내부 비판도 적지 않게 나온다. 실제 대검 연구관 다수는 이를 예상하지 못한 채 국회 대응논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국 평검사 대표들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참석자는 150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산발적으로 일선 청별로 평검사회의가 열린 적은 간혹 있었지만, 전국 단위의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2003년 강금실 법무부장관의 인사권 행사에 반발한 이후 19년 만이다.

김 총장은 “평검사 회의는 검사들이 자발적으로 일과 이후에 모여 의견을 내는 것이라 제가 왈가왈부하거나 결정을 주도할 위치가 아니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다만 제반사정을 충분히 살펴 토의와 논의를 통해 현명한 결론을 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단체들도 연이어 민주당 입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전직 대한변호사협회장 10명은 “헌법은 법원과 검찰을 형사 사법의 두 축으로 보고 검찰에는 수사권과 소추권을, 법원에는 재판권을 준다”며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성명서를 냈다. 좌영길 기자


jyg9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