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원론 수준서 한 발 나아간 입장
MB 외 이재용·김경수·정경심 등 범위 고심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다”면서 사면 논의를 검토 중임을 시사, 기존의 원론적인 수준에서 한 발 나아간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9일 공개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자로 나서 “정치부패범죄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의 필요성과 함께 아직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면서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청원 답변은 사면권의 기준에 대해 설명했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나아가 사면 여부를 검토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확장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 ‘사법 정의’와 ‘국민적 공감대’라는 판단 기준을 설명하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사면권의 대전제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해왔다. 헌법이 부여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그것이 곧 특권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당시에도 찬반 입장이 팽팽했고, 장고 끝에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의 가치에 무게를 두고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여전히 걸림돌은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26~2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통합을 위한 대사면을 ‘반대한다’는 응답이 49.6%, 찬성한다는 응답(30.2%)보다 높았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정경심 교수 등 특별사면 요청 대상이 넓은 만큼 사면 범위에 대해서도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문 대통령이 대사면을 단행할 경우 퇴임을 앞둔 5월8일 부처님오신날이 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답변 요건을 충족한 7건의 국민청원을 직접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집무실 이전 반대 청원 2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청원 내용에 공감한다”고 밝혀 기존의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차기 정부가 꼭 고집한다면, 물러나는 정부로서는 혼란을 더 키울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안보 공백과 경호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의 입장에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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