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마스크 해제’ 시민 반응
젊은층 ‘환영’ 고령층은 ‘우려’
연령대에 따라 입장 차 갈려
실내선 계속 마스크 착용해야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마스크를 오는 5월 2일부터는 밖에서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정부는 오는 5월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2020년 10월 의무 착용이 적용된 후 566일 만이다.
이날 속보를 통해 정부 발표를 들은 시민들은 연령대에 따라 입장 차가 갈렸다. 젊은층은 대체로 야외 마스크 해제를 환영한 데 반해, 신종 코로바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사율이 높은 고령층은 마스크 해제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코로나 취약계층이 안심할만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출근길에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대체로 정부 방침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태림(25) 씨는 “월요일부터 바로 야외에서 마스크를 안 쓸 거다. 외국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해제하고 있는데 우리도 못할 건 없다”며 “바이러스 치사율도 낮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의 지적처럼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 대부분은 이미 실외 마스크 규제를 풀었다.
마스크 착용으로 오랫동안 피부과 진료를 받았다는 신모(27) 씨는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뒤로 피부가 뒤집어진 경우가 왕왕 있었다”며 “특히 여름에는 습기가 차니까 입 주변에 트러블이 자주 생겼는데 이제는 병원도 안 다녀도 되고, 자유롭게 달리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중년층과 노년층은 야외 마스크 해제가 성급하다는 사람이 많았다. 이계영(52) 씨는 “방역 당국이 아니라 의료진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입장인데, (대한)의사협회에서 반대하지 않았나”라며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스크가 해제돼도 가족들에게 차고 다니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의협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고령층을 포함한 코로나19 고위험군과 만날 때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며, 집회, 공연, 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나 실외에서 모르는 사람과 만나는 경우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다는 백금옥(72) 씨는 고령층 확진자 증가를 우려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후 바로 코로나에 걸렸는데, 아직도 후유증에 시달릴 만큼 아프다”며 “젊은 사람들은 괜찮지만 나이 든 사람은 코로나에 취약한데, 방역지침 완화에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하면 어떡하나 싶다”고 말했다.
이번 정책으로 대규모 야외 행사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50명 이상이 모이는 집회, 행사,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마모(52) 씨는 “마스크 착용 해제로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면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상인분들 매상이 올라가고, 경제도 활발해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정부의 예고와 달리 발표가 갑작스럽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재용(36) 씨는 정부의 정책이 서로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직 확진자 격리도 진행하고 있는데 마스크 착용 규정부터 풀어버리니 당황스럽다. 갑자기 내린 결정 같다”로 지적했다. 이어 “국민 대부분이 코로나에 걸려야 끝난다 생각하는 건 아닌가 싶다.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됨에 따라 신구 권력 간의 갈등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유리(30) 씨는 “뉴스에서 야외 마스크 착용 해제를 두고 정권교체기 ‘신구 권력 갈등’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공감한다”며 “마스크 착용과 같은 국민의 건강 문제를 (현 정부에서)다소 급하게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 규정이 실외·실내로 나뉜만큼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주부 박모(78) 씨는 “확진자가 많이 나왔던 올 초에도 ‘잠깐 엘리베이터 타는데’라며 버젓이 마스크를 벗은 또래 노인을 아파트에서 본 적 있다”며 “그런 식으로 ‘곧 바깥에 나갈 건데 깜빡했다’며 실내나 대중교통에서 안 쓸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김빛나 기자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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