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별(장성)들의 무덤'으로 칭해진 데는 미국이 제공한 군사 정보가 역할을 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2개월여 사이 사망한 러시아 장성은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금껏 러시아 장성 12명을 사살했다고 주장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전력에서 러시아와 비교해 절대 열세로 평가 받는 게 사실이다. 심지어 장성급 인사들에 대한 경계·경호 수위는 일반인보다 훨씬 촘촘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우크라이나가 현대 전쟁사에서 유례 없는 역대급 장성 사살 기록을 쓴 데에는 미국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NYT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군 동향과 관련한 실시간 군사 정보를 은밀히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해당 정보 중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투 계획에 대한 기밀도 있었다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군 야전 사령부의 위치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장성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령부의 위치를 거듭 변경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를 인공위성으로 살펴보는 중이었다.
미국이 제공한 정보와 우크라이나가 도감청 등으로 얻은 정보를 합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장성을 표적으로 한 특수전에서 상당한 전과를 거뒀다.
다만 취재에 응한 이 고위 관계자는 미국 도움으로 러시아 장성이 얼마나 많이 사망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관여가 드러나면 전쟁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러시아군 야전 사령부의 위치를 어떻게 입수했는지도 향후 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데 따라 공개하지 않았으나 NYT는 첩보·상업 위성에서 찍은 사진을 중심으로 추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정보와 첩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어떤 정보를 제공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러시아 장성을 타깃으로 둔 모든 공격이 미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주말 동부 최전선을 찾은 러시아군 최고 지휘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참모총장 격)을 노리고 집중 공격에 나섰다.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파편에 상처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NYT는 복수의 관계자에게 사실 관계를 따져본 결과 이 공습은 미국 정보부의 도움을 받지 않은 것이었다고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고위 지도자에 대한 정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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