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서비스 기업 ‘블렌더’ 제재 대상 올라

추적 어렵게 만드는 ‘믹서(mixer)’ 첫 제재

북한 엑시인피니트 7400억원 해킹 관련

260억원 불법 수익 처리 이용

미국 재무부 [연합]
미국 재무부 [연합]

[헤럴드경제] 미국이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 자금 세탁을 도운 믹서(mixer) 서비스에 처음으로 제재를 가했다. 믹서란 가상화폐를 쪼개 누가 전송했는지 알 수 없게 만드는 기술이다. 여러 번 반복하면 자금 추적 및 사용처, 현금화 여부 등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미국 재무부는 6일(현지 시간) 가상화폐 믹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렌더(blender)’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탈취한 가상화폐 자금 세탁을 지원하는데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믹서에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4개의 가상화폐 지갑도 추가로 제재 리스트에 등재했다.

이번 조처는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지난 3월 23일 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7880억원)을 훔친 데 대한 대책이다. 당시 엑시인피니티 가상화폐 내 사이드체인인 로닌 네트워크에 이더리움과 USDC(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가 해킹당했다. 이중 2050만 달러(약 260억원)을 처리하는데 블렌더가 이용됐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블렌더는 2017년 설립 후 지금까지 모두 5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이전하는 데 사용됐고, 러시아와 연계된 랜섬웨어 집단인 트릭봇, 콘티 등의 자금 세탁도 도왔다고 재무부는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14일 라자루스와 연결된 가상화폐 이더리움 지갑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22일에도 지갑 3개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도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제재 카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브라이언 넬슨 재무부 차관은 “불법 거래를 돕는 가상화폐 믹서는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위협”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 금융 활동에 대항해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또한 별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북한과 외교 추구에 전념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길 촉구한다”며 “동시에 우리는 북한의 불법적 사이버 활동과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