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사흘째, ‘공급망 문제’ 더해 아예 생산차질까지
현대차 울산공장 납품차량 운송거부 돌입
반도체공급난·임피제 난항 이어 3중고 ‘몸살’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가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는 완성차 업계를 타깃으로 잡았다. 이미 신차 출고가 1년 반 이상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고객들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관련기사 2·13·19면
지난 8일 화물연대 울산지역본부는 오후 2시부터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을 오가는 화물연대 소속 납품차량의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 내 화물 운송 중개업체인 현대글로비스는 19곳의 운송 협력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데 여기 소속된 화물차 기사 중 약 70%가 화물연대 조합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생산라인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IT)’으로 가동되고 있다. 하루 평균 1만1000대의 납품차량이 울산공장을 오가며 부품을 조달해왔다. 이러한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울산공장 생산라인은 번갈아 라인 운영을 중단하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예상하고 주요 부품을 일주일 치가량 미리 확보해 놓았지만 화물연대 측이 특정 부품을 납품하는 일부 업체를 중점적으로 타깃으로 잡아 운송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만여개 부품 중 하나라도 없으면 차를 완성할 수 없는 자동차 산업의 특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일부 기사를 통해 부품을 반입하고 있지만, 미리 확보한 부품이 동 나는 다음주 중까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차량 생산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화물연대 서울·경기지역본부는 또 기아 오토랜드 광명·화성에서 생산된 차량의 운송도 거부하면서 완성된 차량의 고객 인도를 저지하고 나섰다. 기아와 계약한 완성차 운송업체 소속 카캐리어 200여대 중 98%가 화물연대 소속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 측은 “유가 인상 부담을 화물 노동자에게 전가하면 안 된다”며 화물연대 지지성명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공급난과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임금협상 난항에 이어 노조와 화물연대 간 연대에 따른 물류난까지 3중고를 겪게 됐다.
이와 관련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9일 성명서를 내고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등 요구는 자동차 물류 업종의 경우 임금이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높아 해당이 없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타이어와 철강, 시멘트 등 주요 산업재에 대한 운송거부도 이어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7일에 이어 8일에도 총 7만5000t (톤)의 철강제품을 육상으로 출하하지 못했다. 출하되지 못한 물량에는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차 강판도 포함돼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각 철강사가 주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 출하를 했고, 선박과 철도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하고 있지만 육송 분량이 많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파업 첫날 타이어 출하를 하지 못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역시 이날 생산량의 30%를 출하하는 데 그쳤다.
시멘트 업계는 강원·충북 내륙 지역 공장에 이어 강원 해안 지역 공장 출하까지 중단되면서 하루평균 18만t 수준이었던 출하량이 1만4000t까지 줄었다.
원호연·도현정 기자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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