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제기동 등 상권 활기 회복
주민들 ‘흡연주의’ 안내문 부착
“집 앞 식당들에서 나오는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예요. 영업시간(제한)이 풀리면서 새벽까지 소음이 끊이질 않아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사는 신모(27) 씨는 최근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소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연한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동네도 점차 활기를 되찾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만큼 동네가 매일 시끄러워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신씨는 털어놨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걷히고 서울 도심에서 ‘골목식당’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골목식당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담배꽁초가 쌓이고 소음이 심해지는 등 불편이 더해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실정이다.
9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 통계 결과 지난해 4분기 점포가 늘어난 상권 10곳 중 2위와 4위를 제외하고 모두 골목상권이었다. 서울시 골목상권 전체 외식업 폐업률은 2019년 4분기 기준 4.4%에서 지난해 동분기 3.7%로 0.7% 하락했다. 골목상권 외식업 점포 수도 지난 2019년 4분기 기준 4만4366개에서 지난해 동분기 4만6349개로 증가, 2년 새 2000개 가까이 개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일상회복이 시작되고 ‘골목가게’의 영업시간도 늘어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적지 않은 모양새다. 본지가 지난 8일 방문한 제기동과 서울 용산구 남영동 주택가 상권에는 인근 주민이 붙여 놓은 소음·흡연 관련 주의 안내문이 쉽게 눈에 띄었다. 남영역 인근에 거주하는 이명훈(35) 씨는 “출근길마다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즐비한 걸 보면 신경 쓰인다”며 “주말에는 동네에 시끄러운 소리가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원성이 자자해지고 있지만, 골목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대처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주택가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이모(35) 씨는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거나 계산을 하고 나온 손님들이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특별히 제지할 방법이 없다”며 “음악 소리는 줄이면 되지만, 사람들의 소리를 규제하는 건 업장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진동관리법 시행규칙상 생활소음을 40~50㏈로 두고 있지만 사람들로부터 나오는 소음에 대한 단속 기준은 없어 규제가 어렵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스피커 소리는 규정대로 일정 수준 넘으면 조치 가능하나, 사람들이 내는 소음의 경우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른 단속 기준에 포함되지 않아 단속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음 문제에 대해 경범죄처벌법에 의거해 인근소란죄로 신고할 수 있으나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는 의견이다. 민동환 법무법인 윤강 대표변호사는 “가게에서 사람들로 인해 소음이 발생해도 손님이 수시로 바뀌기에 인근소란죄로 신고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며 “민사적으로 주민들이 특정 상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음악 소리나 스피커 소리로 인해 피해를 받는다는 게 입증된다면 손해배상 청구는 할 수 있지만, 소음이 적정 기준 이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게 입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식당 특성에 따라 주택가에 상권을 허가하는 규제를 둬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식당 업주와 손님 간 자체적인 합의로 소음을 자제할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코로나 기간 골목상권이 발달상권에 비해 창업 증가율이 높은 것은 코로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유리한 선택지로 사람들이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승범 공동주택문화연구소장은 “주택가에선 특정 업종만 허용하는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영철 기자·김광우 수습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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