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부터 해외입국자는 예방접종, 내·외국인 여부와 관계없이 격리 의무가 사라졌다. 덕분에 K-팝, K-드라마 등에 매료된 외국인들은 미뤄뒀던 한국 방문계획을 하고 있다. 이러한 한류 속에서 한국어에 관한 관심도 커져 학문 목적이나 언어 자체를 배우려는 학생의 입국도 늘 것으로 전망된다. 언어를 연구하는 언어학 분야에서 두 개 이상의 언어의 차이점을 분석하는 대조언어학이 있다. 언어 간의 차이점은 모국어와 다른 언어를 습득하고자 할 때 교수법이나 학습방법에서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영어에서는 성대의 울림을 동반하는 유성음과 동반하지 않는 무성음이 있다. 이 차이는 아직도 필자의 발음을 어색하게 하고 있다. 사실 대조언어학 관점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비교했을 때 한국어는 유성음과 무성음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기에 이러한 어색함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반대로 영어권 학습자가 한국어를 배울 때 ‘ㅂ, ㄷ, ㄱ’와 같은 예사소리와 ‘ㅃ, ㄸ, ㄲ’와 같은 된소리를 구별하기 매우 힘들어한다고 한다. 영어에서는 한국어처럼 공기를 내뿜는 정도에 따라 소리를 구분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한국어권 학습자에게 성대 울림을, 영어권 학습자에게 공기의 세기를 완벽하게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최근 필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샘 리처드 교수가 코로나 대응과 관련된 개인 자유 및 정부 권력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예로 들었던 강의 영상을 봤다. 우리나라에서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는 현상은 좋든 싫든 정부의 통제를 따르려는 사회적 책임감과 내가 혹시 아플 수도 있는데 다른 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는 사회적 배려심의 문화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정부의 통제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거나 나를 다른 감염자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서구적 사고방식과는 대조적이라고도 했다.
필자도 마스크를 깜빡하고 외출했을 때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내게 쏟아지는 듯한 따가운 시선이었지, 나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니었으니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간다.
사실 전력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아왔다. 새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의 에너지정책에 있어 신·재생에너지 신산업 육성과 고도화를 채택했다. 에너지 안보가 화두로 떠오르는 시기에 이를 국정과제로 삼은 것이다. 사실 민간 산업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선제적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민간 영역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고 ‘에너지 안보’라는 기반 속에서 뒷받침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올해부터 신축 아파트단지 내 주차 대수의 5% 이상 및 기축 아파트단지 내 주차 대수의 2%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 보급에도 재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 주도의 정책 이행들은 민간부문과 일부 겹치지만 여전히 산·학·연 연구개발을 통해 잘 진행되고 있다. 이는 서구권 방식과는 달리 각 영역을 배려하고 보조를 맞춰 국가 단위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우리의 연구·개발·산업화 문화가 아닌가 싶다. 유성음과 무성음을 완벽히 구분해도 결국엔 평범한 영어권 화자(話者)밖에 더 되겠는가?
김영선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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