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압사 위험 처한 할머니 구해…약 5t 쓰레기 청소
총 6개 기관 협력해 재발 방지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해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7월 25일 서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 돈암2동주민센터가 총 6개 기관과 협력해 관내 아파트의 오래된 민원인 저장강박 쓰레기집에 대한 대청소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저장강박증이랑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각종 물건과 생활용품을 비롯해 쓰레기까지 집안에 저장하는 강박장애의 한 가지이다.
“필요 없어! 손대지 마! 가만 안 둬!”
6월 말 지역주민과 관리사무소의 요청으로 주민센터 직원이 현장을 방문했다. 같은 층에 사는 주민은 오래된 쓰레기 적치와 바퀴벌레와 악취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당사자인 박할머니(84·독거수급자)도 현관까지 쌓인 쓰레기를 넘고 다니고 있어 낙상·압사의 위험이 큰 상태였다.
하지만 저장강박 특성상 쓰레기 청소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고 이에 직원은 약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매일 할머니를 찾아가 끈질기게 설득했다.
동시에 주민센터에서는 보다 체계적인 개입을 위해 민·관통합사례회의(솔루션 회의)를 신속히 개최했다. 주민센터, 구청 희망복지지원단, 성북장애인복지관, 정신건강복지센터, 월곡종합사회복지관 총 5개 기관 12명의 담당자가 모여 기관 역할 분담과 사후 개입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아유~ 귀찮게 하네 그래 한번 해봐, 내가 도와줄게!”
여러 기관의 지속적 설득과 노력으로 할머니의 마음을 열게 됐고 드디어 7월 7일 1차 청소가 시작됐다. 쓰레기 적치와 바퀴벌레의 상태가 심각해 한 번에 청소가 어려워 2차에 나눠 7월 21일 최종 청소가 드디어 마무리됐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고 약 5t의 쓰레기와 적치물이 나왔다. 집안을 다 덮을 정도로 심각했던 바퀴벌레에 대한 방역은 청소기간 동안 총 3번이 진행됐다.
이 모든 과정은 지역사회 기관의 유기적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민센터에서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할머니를 설득했고, 구청 희망복지지원단은 당일 할머니를 다른 곳으로 보호해 청소가 신속하게 이뤄지게 도왔다. 또 성북지역자활센터와 자활기업 마술빗자루의 직원은 당일 폭염에도 7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청소·방역 업무에 힘써줬고, 구 청소행정과는 적치 쓰레기 이송·폐기를 관리사무소는 주민 안내와 적치 쓰레기 보관을 협조해줬다.
이후 주민센터에서는 재발이 잦은 저장강박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사회 기관과 역할을 분담해 구체적인 재발방지 계획을 세워 개입할 예정이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집중상담군으로 할머니 관리할 예정이며, 구 희망복지지원단은 통합사례관리대상자로 선정해 최소 6개월 동안 주거·신체·정신건강에 대한 종합적 개입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길음종합사회복지관은 위생상태가 불결한 할머니를 위해 이동목욕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주민센터는 방문간호사가 정기적으로 신체건강을 체크하고, 사회복지담당은 생활관리사가 주 2회 방문할 수 있도록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연계할 예정이다.
그리고 요구르트 지원과 우리동네돌봄단 대상자로 선정, 주기적 안부확인을 통해 돌봄·위기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또 월 2회 돌봄SOS센터 방역서비스로 바퀴벌레 재발을 방지하고, 추후 문제 발생 시 기관 간 회의 진행해 신속하게 개입할 예정이다.
한 성북구 관계자는 “지역사회 기관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도 도움 받을 곳이 없는 위급하고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놓인 주민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돌봄사각지대, 공백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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