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3번 이기고도 국민은 보수에 등 돌려”
“선당후사, 삼성가노보다 근본 없는 용어”
“보수정당, 파시스트적 세계관 버려야 해”
[헤럴드경제=신혜원·신현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 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로지 자유와 인권의 가치와 미래에 충실한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36일만에 공식석상에 선 이 대표는 “우선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국민에게 그리고 당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리려고 한다”며 “큰 선거에서 3번 연속으로 우리 국민의힘을 지지해주신 국민이 다시 보수에 등을 돌리고 최전선에서 뛰어서 승리에 일조한 당원들이 이제는 자부심보다는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보면서 많은 자책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하니 갑자기 선당후사 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며 “이 선당후사라는 을씨년스러운 말은 사자성어라도 되는 양 정치권에서 금과옥조로 여겨지지만 사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 쓰인 삼성가노보다도 근본이 없는 용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뉴스 검색을 해봐도 2004년에 정동영 씨가 먼저 쓴 기록만 있을 뿐, 그전에는 사용되지도 않던 용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유래가 있는 용어인 ‘선당정치’는 공교롭게도 김정은이 휴전선 이북에서 지금 사용하는 신조”라며 “선당후사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개인의 생각을 억누르고 당의 안위와 당의 안녕만을 생각하라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말하고 보니 북한에서 쓰이는 용법과 무엇이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정당은 민족주의와 전체주의, 계획경제 위주의 파시스트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많은 우상과 타부를 깨면서 이 자리에 왔다. 고작 100여 년 전에 왕을 모시던 나라가 선출된 왕을 모시는 것이 아닌 진정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기까지는 많은 탈피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 우리가 벗어던져야 할 허물은 보수진영 내의 근본 없는 일방주의”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뒤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결국 다원성”이라고 강조했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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