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기사가 지난 24일 하루 2건이나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기밀사항인 윤 대통령의 외부 일정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됐고, 최근 수해 피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선 김 여사의 행보가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야당에서는 ‘국기문란’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그동안 김 여사에 대한 공적 관리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됐는데도 대통령실이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24일 팬클럽 ‘건희사랑’ 페이스북에는 한 사용자가 “공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구 서문시장 26일 12시 방문입니다. 많은 참석, 홍보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올렸다. 방문 일시와 장소, 집결 장소까지 정확히 기재됐다. 출입기자단에게도 공지하지 않았던 대통령의 세부적인 동선을 팬클럽 채널에서 사실상 공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거듭 죄송하다”며 “경호처를 통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팬클럽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진 유출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김 여사는 지난 5월 27∼28일 연이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을 방문했고, 관련 사진이 해당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이례적인 경로로 보안구역 내 사진이 외부로 유출된 만큼 이를 촬영하고 배포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야당은 “대통령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사고”라는 공세를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일정을 대체 어떻게 관리하는 것인지 참담하다. 대통령실의 무능을 넘어 윤석열 정부의 국정이 책임지는 사람 없이 굴러가고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난했다.

여권에서도 마찬가지 지적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영부인 팬카페가 있다는 소리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대통령 동선까지 미리 공개하는 어처구니없는 짓들도 한다”고 직격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최소한의 수행과 경호인력을 대동한 채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도 같은 날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김 여사는 주로 폭우 피해를 입은 주택과 그 주변을 청소했다 한다. 지난 8일 수도권 집중호우 이후 최근까지 서너 차례에 걸쳐 침수 피해가 극심했던 서울과 수도권, 지방에서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복 차림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현지 주민도 김 여사를 거의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 모두 제2부속실 부재로 인한 일정과 메시지 관리에 빈틈이 노출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제2부속실이 필요없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지난 2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대통령실 직원 400명 넘는다”며 “여사에 대한 충분한 보좌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고, 윤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해도 문제가 발생하고 부활 필요성이 공론화되고 있다. 대통령과 국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대통령실은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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