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톱시트에 국한됐던 ‘순면 바람’
흡수체 구조 개선…全 생리대 적용
일반품보다 순면·유기농 구매 활발
프리미엄 시장 진입도 용이해져
유해물질 검출 파동 이후 생리대 시장의 업그레이드화가 한층 빨라졌다. 유기농 등 소재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했던 생리대가 최근에는 과학기술 발달에 힘입어 흡수체 등 바꾸기 힘들었던 부분까지 개선되고 있다.
기존에는 유기농을 내세웠던 프리미엄 생리대들도 피부에 닿는 커버와 톱시트만 유기농 순면 패드인 경우가 많았다. 생리대 내부의 흡수체는 SAP(Superabsorbent Polymer)라는 고분자 화학흡수체를 사용해 왔다. SAP는 원유를 가공한 미세플라스틱이어서 안전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흡수력을 감안하면 SAP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순면 흡수체는 흡수력이 낮은 편”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의 유기농 생리대가 국내에 처음 진출했던 2000년대에 시장에 큰 영향이 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흡수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었다”라 전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한계를 과학으로 극복했다. 카이스트 출신 여성 4인의 공동창업으로 눈길을 모은 스타트업 이너시아(대표 김효이)는 자체 개발한 생분해성 생체적합성 흡수소재 ‘셀라텍스(CELLATEX)’를 적용한 유기농 생리대 ‘이너시아 더 프리즘’을 출시했다.
셀라텍스는 면화에서 추출된 셀룰로오스 조직에 전자빔을 쏘면 흡수력이 뛰어난 3차원(3D) 구조체를 갖게 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전자빔 기반의 천연흡수체 기술은 지난해 12월 한국공학한림원 차세대공학리더상 최우수상 수상이란 성과도 냈다. 흡수체부터 커버까지 모두 유기농 면화지만, 흡수력은 SAP를 사용한 제품보다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펀딩액 1억원을 넘어서며 생리대 제품군 내 역대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한킴벌리(대표 진재승)도 흡수체 구조 개선에 나섰다. ‘좋은느낌 오리지널’과 ‘좋은느낌 좋은순면’ 등 2종으로 출시한 신제품에서 생리혈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흡수 구조를 적용한 것.
흡수에 최적화된 ‘컴포트 흡수구조’를 적용해 생리혈을 빠르게 흡수하게 했고, 되묻어나는 현상도 기존 유한킴벌리 제품보다 50% 이상 개선했다. 흡수체에 SAP 사용도 배제했다. 회사는 “신제품 출시 전 소비자 조사에서 시중 제품들보다 흡수체 구조를 개선한 신제품이 더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생리대 시장은 ‘나의 건강을 위한 소비’라는 인식이 더해지면서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진입이 더 빨라지고 있다. G마켓에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올해 상반기 기준 판매량 신장률을 보면 생리대 전체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5% 늘었다. 하지만 순면 생리대는 10%, 유기농 생리대는 15% 증가했다. 순면, 유기농 등 여성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뒷받침되는 제품일수록 판매량 신장률이 높은 것이다.
G마켓 측은 “같은 기간 객단가 신장률 역시 생리대 전체와 순면 생리대의 경우 11%, 유기농 생리대는 14% 늘었다. 유기농 생리대 소비가 객단가도 높아지고 있고, 구매량도 많아지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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