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열한 살 아이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에요(If an eleven year old kid like me can make a difference, anyone can too.)”
열한 살 소년이 있다. 본인의 이름을 딴 회사의 최고경영자다. 미국의 라이언 히크먼(Ryan Hickman)인데 이 CEO의 하루는 단순하다. 병과 캔을 모은다. 그래서 지금까지 150만여개를 모아 돈을 벌었다. 번 돈으론 태평양포유류센터에 기부한다. 그는 인터뷰마다 강조한다. “나 같은 아이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2009년 제정된 후 벌써 13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모르는 이가 많다. 자원순환이 중요한 건 결국 쓰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유일하게 인간만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는 그 역사가 길지 않다. 삼국시대 기록엔 쓰레기가 없고, 조선시대에도 세종·영종실록에 언급된 청계천 오물 문제 정도가 전부다. 배설물마저도 외출 때마다 참아야 할 만큼 귀한 비료로 쓰였다.
쓰레기 역사는 도시·산업화 이후부터다. 서울을 예로 들면,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용산이나 만리창 등에 쓰레기처분장이 생겼고, 1978년 이후엔 난지도로 모였다. 이후 수도권 매립지로 옮겼고 이젠 이 역시 포화 상태다.
최근 대체 부지를 두고 또 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누가 돌을 던지랴. ‘님비’를 운운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다. 내 마당이든, 남의 마당이든 현 쓰레기 배출량을 감당할 마당 자체를 찾기에 어렵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연간 폐기물 반입량은 약 300만t(지난해 기준 290만7783t)에 이른다. 당장 눈앞 과제는 부지를 확보하는 일이지만 쓰레기를 줄이지 않는 한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다. 쓰레기를 안 만드는 게 우선이고, 만든 쓰레기는 최대한 재활용하는 게 차선이다.
최근 투명페트병 자원 순환 과정을 취재한 바 있다. 배출, 수거, 선별 등 대부분 단계에서 난항을 거듭 중이다. 분리배출제도는 인식이 부족했고 수거 과정에선 선별업체로 책임을 떠넘겼다. 선별업체에선 신설 설비투자에 인색했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왜 우린 이렇게도 힘들까다. 소비자 얘기다. 따로 모으고 씻고 라벨을 분리하고 찌그러뜨리고 투명비닐에 담고 요일을 확인하고.... 투명페트병 하나 제대로 분리배출하는 데에도 참 피곤하다. 몇 번 하다보면 관심은 불만으로, 의지는 포기로 감정순환된다.
국민과 소비자가 힘들어야 하는 까닭은 결국 생산자 기업과 정부·지자체의 투자 우선순위에서 자원순환이 후순위로 밀려 있는 탓이다. 투명페트병 별도 설비에 과감히 투자하거나 보증금제를 도입하거나 무인회수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미 알고 있고 증명된 대안들이다. 국민과 소비자가 편한 길이다. 대신 정부·지자체·기업엔 예산과 투자가 필요한 길이다. 미루다 보니 논의만 반복하거나 더디게 개선될 뿐이다.
자원순환의 날, 이날의 의미를 진정 깊게 곱씹어야 할 주체는 국민과 소비자가 아니다. 열한 살 라이언도 인생 바쳐 하는 일인데 정부도, 기업도 못할 리 없다.
dlcw@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