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력정책 법령에 명시…'자동핵타격' 조항은 우발적 핵위기 초래할수도

한미, 핵위협 대응 확장억제 실효대책 나올까…전문가 “美, 위협관리로 전환할것”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 2일회의가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연합]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 2일회의가 지난 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9일 보도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북한이 지난 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핵무력정책 법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중 핵관련 언급은 그 내용 측면에서 보면 한반도 핵 위기 우려를 한층 고조시킬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자의적 위협 판단'에 따라 언제든 남한을 겨냥한 핵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원칙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법령으로 채택한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는 핵무기의 사용조건으로 '핵무기 또는 기타 대량살륙무기(대량살상무기) 공격이 감행되였거나 임박하였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가의 존립과 인민의 생명안전에 파국적인 위기를 초래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핵무기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 등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모두 5가지 사용 조건을 제시했는데 '국가지도부와 국가핵무력지휘기구'에 대한 공격이나 공격 임박 징후 때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예를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참수작전' 임박 징후 상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핵 선제공격 위협을 내포한 법령 채택에 대해 군 관계자는 12일 "기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 등이 최근 밝힌 핵무력 정책을 공세적으로 열거 명시한 것으로,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북핵 고도화에 비례해 한미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전략자산 수시 전개와 개정된 '맞춤형 확장억제전략' 등 한미 간 논의 결과가 차차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앞서 올해 4월 남한을 겨냥해 핵을 공세적으로 쓸 수 있다는 방향과 원칙을 제시한 데 이어 그 구체적인 조건과 절차를 새 법령에 명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들이 '일축'는 듯한 평가를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력정책 법령을 통해 핵무기 사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한다.

세종연구원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핵무기 또는 비핵(재래식)무기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핵무기 사용을 정당화하고, 외부의 비핵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명문화해 한반도에서 우발적 군사충돌 발생 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