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유포 범죄’ 조회 한계

신입사원 513명 공개채용 시작

수형·후견·파산 기록만 접근 가능

현행법 ‘금고’ 이상만 조회 가능

정부, 뒤늦게 법개정 추진 나서

‘신당역 살해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이 과거 음란물 유포로 법적 처벌을 받았음에도 서울교통공사는 채용 과정에서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개선책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관련 법 개정을 미뤘기 때문이다. 정부는 뒤늦게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법 개정에 나섰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0일 신입사원 513명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채용은 필기, 인성검사, 면접 등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는 각 지원자가 거주하는 지자체에 결격사유를 조회할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음란물 유포 등에 대해서는 파악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가 수형·후견·파산 선고 기록을 제외하고는 회사에 범죄 이력을 확인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주환의 경우 2018년 온라인 음란물 유포로 기소됐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지자체를 통해 조회했을 때에는 범죄기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이는 지방공기업법 제60조에 따라 행정안전부가 조회 가능 결격사유 기록 정보를 수형, 후견, 파산 선고 등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법 개정 없이는 자체 시스템 개선으로는 범죄 전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지난해 5월 직원의 결격사유에 성범죄를 포함했으나, 전주환의 음란물 유포 같이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는 디지털 성범죄는 제외한 것도 같은 이유다.

결격사유가 되는 성범죄는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로 파면·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그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경우 등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4년 행안부에 지방공기업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정부가 법 개정을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서울교통공사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공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범죄기록을 조회하지만, 마찬가지로 강력범죄 사실에 대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당시 경찰, 검찰 등 관계부처와 개인정보 침해와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 우려가 있다는 판단을 해 법 개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행안부는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법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행안부는 지난 21일 설명자료를 통해 “지방공기업의 직원 채용 시 결격사유에 정보통신망법의 음란물 유포 등 온라인 성범죄가 포함될 수 있도록 조속히 관련 법령과 지침의 보완·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이번 제도 개선과 연계해 지방공기업이 자체 인사규정을 신속하게 보완·개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함께 철저히 관리·감독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전주환은 지난 21일 특가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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