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줄여라” 감사원 주의 처분도 무시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경제 조사연구를 위해 세계 주요 금융 중심지에 설치해 운용하는 국외 사무소가 투입 인력 및 예산 대비 정보수집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외사무소별 정보수집 현황’에 따르면 뉴욕·런던·프랑크푸르트·도쿄·베이징 등 한은의 5개 국외사무소(워싱턴·상하이·홍콩 등 산하 주재원 3곳 포함)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6건의 ‘조사연구’ 보고서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국외사무소 직원(파견직 포함) 정원이 43명인 걸 감안하면 직원 1인당 연평균 0.3건(5년간 1.5건)의 조사연구 리포트를 쓰는 데 그친 것이다. 이들이 지난 5년 간 생산한 ‘동향 분석’ 리포트는 총 309건으로, 역시 직원 1인당 연 평균 1.4건(5년 간 7.1건) 수준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지 정보’ 리포트의 경우 총 1511건, 직원 1인당 연 평균 35.1건이었지만 문제는 현지 정보의 경우 ▷독일의 GDP성장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홍콩통화청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 등 국내에서도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얼마든지 수집 가능한 기초적 수준의 정보라는 것이다.

특히 한은은 이같은 이유로 지난 2018년 감사원 감사결과 근무인력을 감축하라는 ‘주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아랑곳없이 국외사무소 인력 정원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사무소에서 집행된 예산은 지난 2018년 126억원에서 지난해 143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국외사무소 직원들에게 추가 지급되는 의료보험 지원 및 자녀학비 지원 등 복지혜택도 지난 2018년 이후 매년 늘어 지난해 1인당 연간 2840만원에 달했다.

한병도 의원은 “정보통신 발달로 국외 데이터라도 국내 취득이 수월하고 국외 출장 등으로 국제교류가 활발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막대한 예산을 소요하는 국외사무소를 유지할 필요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독일과 일본 중앙은행의 경우 파견 인원이 한은에 비해 적고, 미국과 영국 중앙은행의 경우 아예 국외사무소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은은 2018년 감사원의 주의 처분을 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국외사무소 운용 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인원감축 등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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